“물러서서 남은 삶 정리할 계획도” 비위 조사엔 “1%도 동의 못해” 경찰, 부정채용 등 의혹 내사 착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편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날 횡령, 배임 등 혐의를 받는 이회장 등 8명에 대한 수사를 배당받았다고 밝혔다. 2024.11.13. 뉴시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9·사진)이 3선 연임을 위한 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두고 “결정을 유보했다”고 13일 밝혔다. 전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전체 회의를 열고 자신의 3선 출마를 승인한 지 하루 만이다. 국무조정실이 부정 채용, 금품수수,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자신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가 자신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등 최근의 정부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출장 일정을 마치고 이날 입국한 이 회장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으로부터 ‘스포츠공정위에서 연임 안건이 통과됐는데 선거 출마 공식 선언은 언제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이 회장은 “그 결정은 유보했다. 왜냐하면 그동안 두 번 임기를 했기 때문에 그만두고 물러서서 남은 내 삶을 정리할 그런 계획도 있다. 강원 인제군에 내가 거주할 곳도 준비해 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이 상황인 만큼 역대 (대한)체육회장님들과 경기단체, 시도체육회 관계자들과 논의한 뒤 조만간 거취를 결정하고 자리를 마련해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출마를 안 할 수도 있냐’고 이어진 질문에는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 지금은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회장은 국무조정실이 10일 발표한 대한체육회 비위 조사 결과에 대해선 “1%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문체부의 직무정지 결정에 대해선 “절차를 밟아서 소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2일 문체부가 자신에게 내린 적무정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과 함께 직무정지 효력을 중단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인천=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