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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유형의 탈모일까?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

입력 | 2024-11-14 14:40:00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피부과 김정은 교수




‘탈모’라는 표현을 쓸 때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탈모 유형이 있고 현재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두피의 피부가 드러날 정도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탈모 유형이 있다. 

전자에 해당하면 휴지기 탈모증, 원형탈모증 등을 의심하고 원인 질환 등에 대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며 후자의 경우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도 어느 정도 나타날 수 있는 탈모로 유전력이 있는 안드로겐성 탈모를 의심하게 된다. 흔히 말하는 M자형 탈모, U자형 탈모 등이 안드로겐성 탈모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로부터 옮은 곰팡이에 의해 감염된 모발이 쉽게 부러져 탈모반이 형성되는 ‘두피 백선’이 발생하기도 하며, 드물게는 스스로 머리카락을 뽑아서 생기는 ‘발모벽’이라는 탈모 질환도 관찰된다. 이처럼 탈모증은 여러 유형이 있으며, 어떤 종류의 탈모인지에 따라 치료도 달라진다. 

두 가지 이상 유형의 탈모나 두피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두피 염증으로 인해 머리가 빠진다고 호소하는 경우 지루성 두피염과 안드로겐성 탈모가 동반되거나 모낭염이나 안드로겐성 탈모가 동반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지루성 두피염과 일반적인 모낭염으로 탈모가 생기기는 어려우며 생기더라도 일시적으로 발생하고 대부분 회복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남성 호르몬이 두피에서 모발을 가늘어지게 만들어서 발생하는 것으로 탈모의 진행을 막는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 등의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치료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일부 환자 중에서 지루성 두피염 등으로 탈모가 진행하는 것으로 탈모 유형을 오인하여 탈모 방지용 샴푸나 비듬 억제 샴푸 등의 의약 외 제품에만 의존하면서 탈모가 어느 정도 진행한 상태에서 늦게 내원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간혹 환자들이 지루성 두피염이나 원형탈모로 오랫동안 치료해 왔으나 드물게 흉터 탈모의 초기 소견인 경우가 있다. 탈모는 크게 임상적으로 흉터가 형성되는 것과 안 되는 것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흉터가 형성되는 탈모는 모낭이 파괴되어 모낭이 있던 자리가 흉터 조직으로 대체되어 모발의 재생이 되지 않지만, 흉터가 형성되지 않는 탈모는 모낭이 유지되어 증상이 사라진 후에 모발이 재생된다. 

흉터가 형성되지 않는 탈모로는 흔히 대머리라 일컬어지는 유전성 안드로겐성 탈모, 원형 탈모, 휴지기 탈모, 발모벽 등이 있다. 흉터 탈모의 경우 주요 임상 증상이 두피의 홍반, 인비늘, 가려움, 따가움으로 나타나, 지루성 두피염이나 건선, 모낭염 등의 염증성 두피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꽤 있다. 

흉터 탈모는 탈모반이 작게 형성되어 있을 경우 진단이 쉽지 않다. 또한 흉터 탈모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모발의 손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탈모반이 작을 경우에는 주변의 모발에 의해 가려지기도 하고 환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점차 탈모반이 커지거나 여러 개의 탈모반이 융합되어 커다란 탈모반을 형성하는 경우 외관에 큰 영향을 주어 대인관계를 위축시키고 환자의 자존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흉터 탈모 환자 중 상당수는 두피의 홍반, 비듬, 가려움이 동반된 흔한 질환인 지루성 두피염으로 생각하고 비듬 샴푸, 탈모 방지용 샴푸 등에만 의존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쳐 커다란 탈모반이 발생한 후에 흉터 탈모로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 그 때문에 탈모, 염증성 두피질환은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고 시기에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피부확대경이 다양한 탈모증의 진단에 유용하며 피부확대경 소견에서 소실된 모공을 확인하면 흉터 탈모의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모낭 주변 홍반이나 인비늘이 동반된 경우 흉터 탈모의 활동성 병변으로 보고 흉터 확산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이미 흉터가 많이 진행되었거나 육안 소견으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된다. 감염성 두피 모발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세균 배양 혹은 진균 도말 검사, 우드 등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두피 가려움, 인비늘, 탈모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유사하게 보일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두피 염증성 질환 및 탈모증이 존재하며, 이를 감별하는 데에는 피부과 전문의 진료 및 소견이 필요하다. 정확한 진단 후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특히 조기 진단 및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중증 원형탈모증, 흉터탈모증 등은 진단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를 얻고 두피와 모발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 필수적이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피부과 김정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