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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죽고 나 죽자” 법원직원에 등유 뿌리고 불 붙이려 한 40대, 징역 5년

입력 | 2024-11-14 15:18:00

등유 담긴 패트병에 구멍 뚫어 미리 준비
법원 판결에 불만…라이터 점화 여러번 시도



지난 5월 23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보안검색대 앞에서 A씨가 체포되는 장면. CCTV 영상갈무리


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고 법원에 석유를 가져와 방화를 시도한 40대 남성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이진재 부장판사)는 14일 살인미수, 현존건조물방화예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48)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23일 오후 2시 17분쯤 부산 강서구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청사보안업무를 담당하는 법원 소속 사회복무요원 B씨가 출입구 보안검색대를 막아서자 B씨의 얼굴과 몸에 등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해 8월 이 법원에서 폭행죄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 판결에 불만을 품고 수차례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원 건물 등에 방화하기 위해 500mℓ짜리 페트병에 등유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경찰은 A씨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예비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으나, 검찰은 A씨가 B씨에 등유를 뿌려리고 불을 붙여 살해하려고 한 혐의(살인미수 혐의)를 밝혀 추가로 입건했다.

A씨는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등유를 잘 뿌리기 위해 패트병 뚜껑에 구멍 4개를 뚫었다고 진술하는 등 A씨는 미리 목표물을 향해 등유를 쉽게 분사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그 목표물에는 법원 직원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법원 CCTV를 통해서도 A씨가 B씨 등 직원들에게 등유를 분사하면서 라이터를 쥔 다른 손의 엄지손가락을 계속 움직이는 모습이 확인됐고, 피해자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다 타서 죽어라, 네 죽고 나 죽자’라고 말하며 라이터로 점화를 시도했고, 이러한 방법은 사람을 살해하기에 충분한 방법이 된다”면서 “만일 발화가 됐다면 피해자의 전신에 불이 붙어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다수의 법원직원과 민원인 등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었고, 피해자에게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다행히 살인은 미수에 그치고, 방화도 예비에 그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판시했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