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13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 앞에서는 이날 농민 200여명이 트랙터 30대를 몰고 시위에 나섰다. 프랑스 농민들도 18일부터 대대적인 시위를 조직하기로 했다. 쇼몽 등 프랑스 일부 도시에서는 일부 농민들이 거름을 뿌리며 조직적인 항의 움직임을 시작했다.
EU의 엄격한 환경 규제를 받지 않는 농·축산물의 수입이 불공정한 경쟁을 초래한다는 게 농부들의 주장이다.
이날 서한에서 프랑스 의원들은 앞서와 마찬가지로 “1999년 EU와 메르코수르 협상이 시작된 이래 이베리아반도 크기의 아마존 삼림 벌채가 이뤄졌다”며 현재 남미의 상황은 파리협정과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총리도 이날 브뤼셀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회담하며 메르코수르와의 FTA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프랑스는 현재 조건으로는 이 협정을 받아들일 수 없고,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약 25년 째 FTA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2019년 원론적인 합의를 이뤘으나, EU가 환경보호 의무 등 새로운 조건들을 추가하면서 교착이 계속됐다. 그러나 최근 양측이 논의를 재개하면서 연말에 최종 서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독일은 FTA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자동차, 기계 등 새로운 수출 판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앞서 울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FTA 교착을 비판하며 “유럽의 경제 성장 전망을 개선할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중국에 밀릴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4일 폴리티코는 “다음주 브라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EU-메르코수르간 FTA가 체결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농부들의) 반대 시위로 불확실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