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환심 사는 데 집중할 것” 네타냐후 뇌물 재판, 내달 2일 재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선물로 레바논과의 휴전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현직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취임 초기부터 외교 성과를 안겨 ‘트럼프 2기’ 중 중동 정세를 최대한 이스라엘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가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대통령 임기 때도 △이란 핵합의 탈퇴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의 외교 정상화) 등을 추진하며 철저한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였다.
WP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이 트럼프 당선인과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중동 정책을 담당했던 그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만나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휴전 협정을 추진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를 방문한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장관도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머 장관은 마러라고를 방문한 뒤 백악관으로 가 조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 특사를 지낸 프랭크 로언스타인은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의가 없으며 전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는 데 집중할 것이다”라고 WP에 말했다.
실제로 레바논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네타냐후 총리의 태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성명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최근 며칠간 세 차례 통화했다고 밝히면서 “특히 평화를 진전시키는 데 있어 이스라엘에 중요한 기회가 올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WP는 “가자지구 전쟁 1년,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한 지 6주 만에 나온 인상적인 성명”이라고 평가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