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구팀, 국제학술지 발표 산업 현장서 배출한 ‘에어로졸’… 깃털 모양 냉각된 구름층 생성 해당 지역 강설량 막대한 영향… 라니냐 발생 올해 강추위 예상 대기오염 지역, 폭설 등 대비를
산업 현장에서 인위적으로 생성되는 에어로졸이 폭설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어로졸이 눈을 만드는 ‘구름씨’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해 더운 여름을 보냈던 지구촌 각국은 겨울에도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로 몸살을 앓았다. 올해 여름은 작년 더위 기록도 갈아치울 만큼 또다시 폭염이 이어져, 다가오는 겨울철 이상기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구온난화에 더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대기오염이 폭설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대기오염 입자가 ‘구름씨’ 만들어 폭설 유발
눈을 뿌릴 가능성이 있는 냉각된 깃털 모양의 구름이 한 산업시설 위에 만들어진 모습을 보여주는 위성 이미지. 벨레 톨 제공
연구팀은 세계 곳곳의 산업 현장 인근 대기에서 관측된 깃털 모양의 냉각된 구름층에 주목했다.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에어로졸이 눈을 만드는 구름씨 역할을 해 이 같은 구름층을 만든다고 가정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금속 및 시멘트 공장, 제지 공장, 화력발전소처럼 에어로졸을 다수 방출하는 산업시설 67곳을 선정했다. 산업시설이 위치한 상공 대기에 만들어지는 구름층과 구름층이 만드는 강설량을 같은 시기 주변에서 에어로졸의 영향을 받지 않고 만들어진 구름층과 비교 분석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지구관측위성 ‘테라’에 설치된 중간해상도 영상 분광계(MODIS) 데이터와 구글 지도를 이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에어로졸로 냉각된 구름층이 지역 강설량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영하 24도∼영하 10도인 조건에서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주변에 비해 에어로졸에 의해 냉각된 구름층이 있는 산업시설 지역은 시간당 평균 강설량 1.2㎜, 일일 최대 강설량은 15㎜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산업 현장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에어로졸이 폭설을 유발할 가능성을 보인 연구 결과”라면서 “온난화와 겨울철 이상기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로졸이 명확히 폭설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려면 주변 기상 조건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반기성 케이클라이밋 대표는 “대기에 오염물질이 많으면 구름씨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눈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폭설이 내릴 때는 폭설을 내리게 할 만큼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 주변 기압 상황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올겨울 한반도 폭설 가능성 있어”
특히 김 연구원은 올해 말 라니냐가 발생하면서 한반도에 폭설과 한파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라니냐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와 달리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 및 라니냐 감시구역의 3개월 이동평균한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0.5도 이하인 상황이 5개월 넘게 이어지는 이상 현상이다. 이동평균이란 어느 특정 시점의 관측값을 그 시점 전후의 관측값과 함께 평균을 내 해당 시점의 관측값으로 결정하는 산정 방식이다.
김 연구원은 “라니냐 발달로 유라시아 대륙 지표 기온이 냉각되고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는 폭설과 한파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