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24 트라이포럼·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심포지엄’ 좌담회에서 화상으로 참석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좌담에 참석한 박대성 트라이포럼 대표(왼쪽)와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트라이포럼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5일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때처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접촉(engage)하는 게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의 강한 해군력을 방위비 분담금 증액 협상에 이용하라며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대응을 위해 한국이 홍해에 구축함을 파견한다면 미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과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한국 미국 일본의 안보·경제 전문가가 만든 비영리 플랫폼 ‘트라이포럼’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심포지엄에 화상으로 참여했다. 박대성 트라이포럼 대표가 진행한 좌담에는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과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나섰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북한이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어떤 비핵화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북한의 대화 참여 의지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해군의 전력을 높이 평가하며 “미국이 홍해에서 ‘후티’로 문제를 겪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한국군이 소말리아 해적 등을 물리치는 데 놀라운 역량을 보여 줬다. 미 해군과 상호보완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 시 고율 관세를 공약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에 생산 시설을 설립해 협력하는 국가는 관세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봤다.
1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24 트라이포럼·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심포지엄’ 토의 세션에서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생물학무기 확산방지 선임보좌관(오른쪽)이 말하고 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제공
트럼프 1기에서 북한을 담당한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생물학무기 확산방지 선임보좌관은 이날 심포지엄에 직접 참석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한국이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와 체결한 1조5192억 원보다는 많고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언급한 100억 달러(약 14조 원)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방위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역시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 등 새로운 협상 지렛대(레버리지)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