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계기로 2년만 한중 정상회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리마 델피네스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리마=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회담을 가진 건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한 지 2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관세 폭탄 등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이 한국에 손을 내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협력과 문화, 인적 교류 활성화 방안, 한반도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중국은 우리가 안보,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중요한 국가”라며 “양국이 상호 존중, 호혜, 공동 이익에 기반하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안보와 경제 질서가 격변하는 가운데 한중 양국이 여러 도전에 직면해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이날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계기로 시 주석의 방한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뒤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이날 회담은 오전 11시 6분부터 29분간 진행됐다. 2년 전 25분 회담보다 4분 길어진 것이다. 앞서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선 한중 정상회담 개최가 불발되면서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회의장에서 3분가량 선 채로 원칙적인 덕담을 나누는 데 그쳤다. 당시 중국은 APEC 기간 미국, 일본과는 정상회담을 개최해 한국만 쏙 빼놓은 모양새가 됐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당선인 재집권과 북한의 러시아 파병 및 우크라이나군과의 교전 상황에서 이뤄졌다. 중국은 최근 내년 말까지 한국인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 정책을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하는 등 한국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한국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