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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신 방송인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 아내 명현숙이 남편의 마약 파문 당시 이혼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지난 13일 MBN 예능물 ‘속풀이쇼 동치미’ 측이 공개한 영상에는 로버트 할리, 명현숙 부부가 게스트로 출연한 모습이 담겼다.
명현숙은 ‘남편 죽을까봐 이혼은 못 하겠더라’라는 주제로 이야기했다. 명현숙은 “올해로 결혼 36주년이더라. 가끔씩 싸우긴 해도 나름 잘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사를 보고 상황을 알게 된 명현숙은 경찰서에서 할리를 만났다.
경찰서에서 만난 할리는 “죽고 싶다. 당신 보기도 민망하다”고 말하면서 계속 울었다고 한다. “그때 든 생각은 이 사람이 진짜 죽을 수도 있겠다였다. 우선은 살려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자초지종을 물을 수가 없더라. 당시 내가 내뱉은 첫 마디는 ‘당신이 좋아하는 쿠키 사 올게’였다.”
명현숙은 “남편 앞에서 ‘왜 울어? 실수할 수도 있지’라고 굉장히 쿨한 척했다. 근데 속으로는 화가 엄청 나 있었다. 근데 남편의 모습을 보니 차마 화낼 수가 없었다. 쿠키를 왜 이야기했냐면, 시어머니가 항상 밥을 먹고 나면 디저트를 만들어주셨다. 그래서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쿠키’를 사주면 안정감을 느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명현숙은 “사실 마음 한편으로는 ‘왜 그랬지?’ 하며 울화가 치밀었다. 그런 찰나에 큰 아들한테 전화가 왔다. 큰아들의 첫 마디는 ‘엄마, 아빠랑 이혼하지 마세요’”라고 밝혔다.
명현숙은 “집에만 있는 남편이 잘못된 생각을 할까봐 걱정이었다. 그래서 제가 남편을 데리고 바로 정신건강의학과에 갔다. 의사가 ‘(마약은) 한 번 해도 중독될 수 있다’고 했다. 우리처럼 바로 병원에 오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 저는 그렇게 남편을 정신적으로 치료했는데, 문제는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로버트 할리 부부의 자세한 이야기는 16일 오후 11시 방송에서 공개된다.
한편 미국 변호사 출신 할리는 1997년 귀화한 1세대 방송인이다. 1988년 한국인 명현숙과 결혼한 후 슬하에 세 아들을 뒀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와 솔직한 면모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19년 4월 마약 투약혐의로 체포돼 그해 8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