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혁 지질연 지진연구센터장 지층에 남은 과거 지진 데이터 활용 발생률 나타낸 ‘지진재해도’ 등 제작
13일 대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본원에서 최진혁 KIGAM 지진연구센터장이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KIGAM 제공
2016년 경북 경주 지진 이후로 크고 작은 지진이 국내에서도 잇따라 발생해 지진 관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예측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여전히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최근 과거 지진 사례를 활용한 중장기 예측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대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만난 최진혁 지진연구센터장은 “지층에 남은 고지진 데이터를 활용하면 중대형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며 “고지진 데이터를 모델화해 ‘지진재해도’ 같은 실효성 있는 정보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진재해도는 지역별로 지진이 일어날 확률을 정리한 지도를 말한다.
현재 지진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진은 보통 두 지층 경계면인 단층에 쌓이는 에너지 때문에 발생한다. 움직이는 두 지층의 위치 차이만큼 이동하지 않고 맞물린 단층에는 시간에 따라 에너지가 쌓인다.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단층은 한 번에 폭발적으로 움직이면서 에너지를 방출해 지진을 일으킨다. 단층을 사이에 둔 두 지층의 평균 이동 속도와 현재 두 지층의 위치 차이를 알아내면 단층에 에너지가 얼마나 쌓였는지 추측할 수 있다. 단층에 접한 두 지층의 평균 이동 속도 등을 포함한 특성 데이터는 수천, 수만 년 전 발생한 고지진 사례를 분석하면 알 수 있다.
지질자원연구원 연구진이 한반도 동남부에 있는 양산 단층에서 고지진 기록을 탐지하기 위해 굴착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2년부터 충청·수도권에서 진행 중인 고지진 탐지는 2026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후 강원권, 전라권 순서로 각각 5년씩 총 20년간 진행된다. 최 센터장은 “개발된 도심지는 자연 상태가 아니어서 데이터 탐지가 어렵고 땅값 하락 등을 의식한 지역 주민 협조에도 어려움을 겪는다”며 “고지진 흔적을 조사하고 활성 단층대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발생한 지진 원인에 대한 학술적인 이해도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최 센터장은 “한국과 가까운 일본, 중국, 몽골의 고지진 기록과 연대, 지진 규모 등을 비교해 연관성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