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트럼프 당선 후 6.2% 빠져 코스닥은 8.8%↓… 하락 폭 더 커 ‘美와 무역갈등’ 中 1.6% 하락 그쳐… 외국인 자금 이탈에 거래량까지 뚝 ‘삼성 자사주 매입’ 반등 계기 기대
《‘트럼프 스톰’에 코스피 연저점… 美 대선뒤 수익률 G20 최하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불러온 ‘트럼프 스톰’으로 코스피는 장중 2,400 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연저점을 찍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코스피 수익률은 주요 20개국(G20) 증시 가운데서도 최하위였다. 원-달러 환율 폭등(원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투자가의 이탈이 거세지며 외국인 보유 주식 비중도 연중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가 외국인 투자가 귀환과 증시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불러온 ‘트럼프 스톰’으로 한국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주요 20개국(G20)의 주요 증시 중에서도 코스피 수익률이 ‘최하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진 데다 내수 침체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코스피를 외면한 결과다. 외국인 투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데다 거래량까지 줄어들면서 한국 증시는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G20 국가 중에서 튀르키예 ISE100지수가 8.95% 상승하면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MERVAL지수(7.02%), 러시아 MOEX지수(4.69%)가 뒤를 이었다.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52%), 캐나다의 S&P·TSX종합지수(2.06%)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의 최대 우방국 중 하나인 일본의 닛케이225(0.42%)도 선방한 가운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66%), 인도 선섹스지수(―2.39%) 등 여타 아시아 지수는 다소 부진했다.
트럼프 당선 전후가 아닌 올해 전체로 따져봐도 글로벌 주요 자산 중 국내 증시의 수익률은 최하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의 ‘글로벌 자산별 성과’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시, 통화, 원자재 등 글로벌 주요 30개 자산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초 대비 각각 8.98%, 20.9% 하락하면서 29위와 30위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자산은 미국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로 24.44% 올랐다. 금(24.04%), S&P500(23.08%) 등도 20% 넘는 수익률을 달성했다.
● 거래량도 일 20조 원서 15조 원으로 줄어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인해 지수도 하락했지만 거래량도 확 쪼그라들었다. 올해 1월 20조 원대 수준이었던 코스피와 코스닥의 일일 거래대금은 이번 달 들어서 15조 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불확실성,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이 국내 증시 반등의 실마리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5일 총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하루 만에 7.21% 폭등했으며, 그동안 줄기차게 삼성전자를 팔던 외국인투자가들도 240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