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리마=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회담을 했다. 재작년 인도네시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회담한 이후 2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과 러시아 파병에 대응해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고, 시 주석은 당사자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문제 해결을 거듭 강조했다. 두 정상은 상호 국가 방문을 제안했고 서로 “초청에 감사하다”고만 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작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의 때의 3분 대화를 포함하면 세 번째다. 이번 두 정상 간 대화를 보면 2년 전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의견 일치를 본 대목은 없다. 정상 간 교류를 놓고도 누가 먼저냐는 기 싸움이 앞섰다. 작년 9월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시 주석이 먼저 윤 대통령의 방중을 요청한 것은 내년 APEC 경주 정상회의 때 방한하는 것 외엔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두 정상은 어느 때보다 소통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은 “지난 2년간 중한 관계가 전반적으로 발전의 모멘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사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한중 관계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공방, 전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같은 악재들로 얼룩졌다. 하지만 중국은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를 재가동하며 관계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엔 한국을 무비자 국가에 포함하는가 하면 관행보다 급을 높여 주한 중국대사를 내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