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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1원도 허투루 안쓰는 구두쇠”

입력 | 2024-11-18 03:00:00

전현직 직원 17명 증언 보도
“관행 무시한채 비용 최적화 칼질”
트위터 인수 뒤엔 직원 80% 해고
美 예산 27% 감축 공언 등 관심커져




“머스크는 1원도 허투루 쓰지 않는 구두쇠(penny-pinching)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으로 지명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에 대해 그와 일했던 전현직 직원 17명은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이렇게 평가했다. 이들은 그가 관행이나 상도덕에 얽매이지 않고 비용 최적화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칼을 빼 든다고 입을 모았다.

테슬라와 소셜미디어 X, 우주기업 스페이스X 등을 이끌고 있는 머스크는 현재 미 연방정부 예산 6조7500억 달러(약 9423조 원) 가운데 2조 달러(약 27%) 이상을 줄이겠다고 예고했다. 정부기관을 400개에서 99개로 줄이겠다는 극약처방도 공언했다.

NYT에 따르면 머스크는 기업 운영 때도 초고강도 긴축 경영으로 악명 높았다. 2022년 11월 X(당시 트위터) 인수 뒤 8000명가량 되던 임직원의 약 80%를 해고했다. 지출비용을 한 줄 한 줄 들여다보는 6시간 회의 끝에 복리후생비와 각종 사업비 등도 대폭 삭감했다.

이로 인한 해프닝도 적지 않았다. X 사무실 임대료가 비싸다고 내지 말라고 지시해 체납 논란이 벌어졌다. X 데이터센터 폐쇄를 위해 2022년 크리스마스 전날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로 가 직접 컴퓨터 전원을 뽑아 버리기도 했다. 비품이 바닥나 직원들이 집에서 화장지를 가져와 쓰기도 했다. X는 데이터센터 축소로 연간 1억 달러 이상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의 구두쇠 경영은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테슬라가 2015년 경영 위기를 겪었을 때 직원들에게 제공되던 무료 시리얼을 중단했다. 스페이스X는 기존 부품업체와 거래를 끊고 해당 부품을 자체 제작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였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 승리 이후 테슬라 주가 등이 뛰어오르며 자산 규모가 3200억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세계 1위다. 하지만 평소 생활 습관은 무척 검소한 걸로 유명하다.

그는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5만 달러짜리 조립식 주택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달 자녀 11명과 함께 살 목적으로 3500만 달러를 들여 대저택 2채를 구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대에도 사무실에서 먹고 자고 인근 YMCA 체육관 샤워실에서 씻으며 돈을 아꼈다고 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