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중복합격 이동 늘듯 추가합격 안 채워지면 정시로 이월 의사단체 “수시 미충원 이월 말라” 교육부-대학들 “수용 어렵다” 난색
● 의대 수시 미충원 3년 만에 100명 넘을 듯
1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입 수시에서 전국 의대 미충원 인원은 33명으로 수시 모집 인원(1872명)의 1.8% 수준이었다. 의대 미충원 인원은 2019학년도 213명, 2020학년도 162명에 달했지만 2022학년도부터 100명 미만으로 줄었다.
하지만 입시업계에선 내년은 수시 모집 인원이 67%가량 늘어난 만큼 다시 수시 미충원 인원이 100명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시의 경우 대학 6곳까지 지원할 수 있는데, 이미 내년도 의대 수시 경쟁률은 24.01 대 1로 전년(30.55 대 1)보다 내려갔다.
1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평이했기 때문에 의대 지원자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춰 탈락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하지만 여러 의대에 중복 합격하는 수험생이 다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복 합격자가 상위권 대학으로 이동하면 차점자를 올려 추가 합격시키는데 수차례 추가 합격에도 채워지지 않으면 정시로 이월해 선발한다.
정시의 경우 의대 모집 인원은 전년보다 30%가량 늘었는데 여기에 수시 미충원 인원이 이월되면서 실질 경쟁률은 지난해(6.62 대 1)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은 “정시는 3개까지 지원할 수 있어 경쟁률 3 대 1 미만이면 사실상 미달로 봐야 한다. 올해 입시에선 의대 정시 실질 경쟁률이 사실상 미달인 곳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교육부-대학들 “의료계 요청 수용 어려워”
대학들 역시 의료계의 주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올해 의대는 휴학 승인과 2학기 미등록 문제로 재정적으로 힘들다. 자체 판단으로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을 대학이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