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팬 쇼케이스 첫 솔로 앨범 ‘해피’ 발매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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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슈퍼그룹 ‘방탄소년단’(BTS) 맏형 진(김석진)의 장점 중 하나는 인위적이지 않다는 거다.
그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펼친 팬 쇼케이스 ‘진 ’해피‘ 스페셜 스테이지(Jin ’Happy‘ Special Stage)’는 그래서 도식적이지 않았다.
맏내(막내 같은 맏이) 같은 진은 특히 특유의 긍정으로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키는 매력이 있다.
이번 앨범에 실린 듀엣곡 ‘하트 온 더 윈도우(Heart on the Window)’를 함께 부른 그룹 ‘레드벨벳’ 멤버 웬디가 이날 게스트로 나왔는데, 노래는 잘 불러놓고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어색해한 것이 대표적인 예였다.
1년 후배인 웬디를 깍듯이 대하는 진의 모습은 다른 뮤지션에 대한 존중과 동시에 위트를 안겼다.
그렇다고 진의 편안한 모습이 쉬워 보인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행복 월드컵’ 코너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닌, 팬덤 ‘아미’가 원하는 걸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거 같은 모습은 당신의 의견과 같지 않지만 그럼에도 공감하겠다는 능력이었다.
이처럼 진이 이날 팬미팅에서 보여준 행복을 찾는 여정은 아미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해피’ 수록곡을 라이브 무대로 처음 들려준 이날 자리는 밴드 사운드에 대한 진의 애정도 엿볼 수 있었다.
타이틀곡 ‘러닝 와일드(Running Wild)’는 뉴 웨이브(new wave) 사운드가 인상적인 브리티시 록(British rock) 기반의 팝 록(Pop rock)이다. ‘해피’ 선공개곡이었던 ‘아윌 비 데어’는 1950년대 미국 로큰롤의 초창기 형태로 록과 컨트리가 섞인 로커빌리(Rockabilly) 장르다.
영미권 록을 아우른 진은 자신의 청량한 매력을 살려 밴드와 함께 청랭하게 부서질 듯한 사운드를 들려줬다. 록에도 다양한 색깔과 스타일이 있는데, 진은 로커가 아닌 아이돌 청춘이 부르는 록이란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무엇보다 진 식(式) 행복론이 돋보였던 팬미팅이기도 했다. 그는 팬미팅 막바지에 이런 얘기를 풀어냈다.
“저희가 살아오면서 엄청난 행복들을 또 누렸잖아요. 저는 이 행복이 끝인 줄 알았는데 그 너머 또 다른 행복이 있었고 그다음에 또 다른 행복이 있었어요. 저는 그 행복들이 앞으로도 계속 기다리며 찾아오지 않을까 해요.”
행복을 지어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첫 앨범 타이틀을 ‘행복’으로 지은 진은 이번에도 행복의 양 끝을 뫼비우스의 띠처럼 비틀어 결국 이어내는 중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