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측근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떠나는 사용자들이 급증하는 이른바 ‘엑소더스(X-odus, 대탈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대형 미디어 회사와 유명인 등도 플랫폼에 극우 정치 세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엑스와 결별을 선언했다. 상대적으로 전 트위터 CEO가 설립한 소셜미디어 ‘블루스카이(Bluesky)’가 대안으로 부상하며 사용자가 폭증하는 추세다.
블루스카이는 한때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사진 블루스카이 캡처
블루스카이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간) 기준 플랫폼의 총 사용자 수는 1900만 명을 돌파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된 6일 이후 일주일 만에 신규 가입자 수 100만 명에 이르더니, 14일 이후로는 하루에 100만여 명이 새로 가입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온라인 트래픽 분석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6일 엑스는 11만 5414건의 계정이 비활성화됐다.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오른쪽).
올해 대선에서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 지지한 뒤로 엑스 탈퇴 움직임은 조금씩 이어져 왔다. 그러나 12일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를 차기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임명하는 등 둘의 밀착이 두드러지자 더 가시화되는 추세다. 진보 성향의 영국 일간 가디언은 “머스크는 엑스를 변형시켜 트럼프를 백악관으로 이끄는 ‘확성기’로 썼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13일 엑스의 사용을 공식 중단한다고 밝힌 첫 유력 언론 매체다.
보수 성향의 영국 매체 스카이뉴스 역시 “엑스는 점점 극우의 ‘에코 체임버(메아리 방)’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블루스카이의 사용자는 주로 중도 및 진보 성향을 가진 이들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블루스카이는 2019년 당시 트위터 CEO였던 잭 도시의 사내 조직으로 출발해 2021년 별도 회사로 독립한 탈중앙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트위터와 유사한 화면과 사용 방식으로 올해 2월 대중에 공개된 이후 사용자 수를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