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해외법인 현금 활용 “해외 자금 유입 제약 뛰어넘어야” 대형 M&A 시기도 영향 미칠 가능성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향후 1년 내 분할 매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사진은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4.11.17 서울=뉴시스
삼성전자가 주가 부양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가운데, 이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할 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 본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해외법인이 갖고 있는 현금을 한국으로 들여올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 다만 해외법인의 현금을 국내로 들여오려면 환율 변동과 복잡한 현지 국가의 외환관리 정책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또 대형 인수합병(M&A)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 후 앞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얼마마나 달라지느냐도 관심거리다.
4년 5개월 만에 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대로 떨어져 시가총액 300조원이 무너진 상황에서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에 집중하려는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10조원 매입에 쓰기 위해 해외법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 본사가 국내에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조59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여기에 단기금융상품(11조원)까지 포함하면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동원 가능한 현금 여력은 총 16조5900억원에 달한다.
연결 기준으로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43조1300억원, 단기금융상품 60조6100억원 등 총 103조원이 넘는 현금 여력이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중 상당 부분이 해외법인 및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 분산돼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적지 않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당장 해외법인에서 현금을 조달하는 데에 일부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경우 외환 거래 감시가 엄격해 통상 현지 법인의 현금성 자산을 단기간에 빼오기는 쉽지 않다.
다만 기업이 해외법인으로부터 자금을 들여올 때 냈던 국내 세금은 법 개정으로 지난해부터 95% 감면되면서 세금 부담은 덜 수 있다. 10조원 중 9조5000억원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에 우선 집중하면서 대형 인수합병(M&A)가 또 다시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하만 인수를 위해 9조원이 넘는 금액을 썼던 것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 단행으로 대형 M&A 여력이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