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지난 10월 17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해 “움직이면 죽는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은 뒤 비명계 행보에 관심이 쏠리자 이같이 반응한 것이다. 여당은 이에 “‘친명 완장’을 차고 광기에 빠져 비이성적 사고로 가득 차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출신 전직 의원들 사이에선 “홍위병 대장이냐” 등의 비판이 나왔다.
최 의원은 16일 오마이TV 유튜브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1심이) 어떤 판결이 나오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민주당이 분열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한 것)”라며 “숨 죽여 있던 민주당 내에 분열 세력들이 준동하냐 안 하냐에 따라 이 국면이 돌파할 것이냐 아니면 돌파하지 못하고 사분오열(四分五裂)될 것이냐가 결정된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최 의원은 이어 “언론에선 민주당에 숨 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1심 판결이 나온 뒤 사법부를 겨냥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면서 이 대표를 엄호하고 있다. 하지만 최 의원은 민주당 내부를 겨냥해 “죽인다”고 발언해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당 출신인 개혁신당 조응천 총괄특보단장은 SBS라디오에 “지금 자기한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이재명이니까 이렇게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같은 당에 있는 동료한테 내가 죽인다가 뭐냐. 이건 뭐 홍위병 대장이냐”고 했다.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했던 이상민 전 의원은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최 의원을 발언에 대해 “이성을 잃고 상식에 반하는 언동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어디까지 갈지 뻔하다”며 “그래서 (민주당은) 기대할 게 없다”고 말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