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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컨설팅]가업 승계 증여 특례 활용한 절세 전략

입력 | 2024-11-19 03:00:00

베이커리 카페 15년새 10배
커피전문점과 달리 가업승계 가능
10억까지 공제돼 세금 부담 크게 줄어
상속재산 포함-5년간 사후관리 유의




Q. A 씨는 국정감사 관련 기사를 읽다가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했다. 도심 외곽에 소재한 초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상속, 증여의 절세 수단으로 쓰이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국회의원의 지적을 보게 된 것이다. 초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도대체 상속, 증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도훈 국민은행WM고객분석부(자문) 세무전문위원

A. 국세청에 따르면 전국에서 100평 넘는 베이커리 카페 사업자가 2008년 18개에서 지난해 109개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만큼 디저트 시장이 대중화되고 성장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속·증여세를 줄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국회의원의 지적은 이러한 세간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 보면 된다.

이 과정에서 절세의 중심에 있는 개념은 바로 ‘가업 승계’다. 결론부터 말하면 베이커리 카페를 가업으로 만들어 ‘상속공제’나 ‘증여세 과세특례’를 받는 방식이다. 상속공제가 사업주의 사망 시 상속세 계산 과정에서 공제를 받는 거라면, 증여세 과세특례는 생전에 가업을 물려주는 콘셉트다.

두 가지 중 사장님들의 관심이 많은 ‘증여세 과세특례’에 대해 중점적으로 알아보자. 일단 가업 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는 개인사업자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기존의 개인사업자를 법인으로 전환하거나 처음부터 법인으로 시작해야 한다. 증여를 받는 수증자는 만 18세 이상 자녀이자 증여세 신고 기한(증여일의 마지막 날부터 3개월)까지 가업에 종사하고, 증여일로부터 3년 이내로 대표이사에 취임해야 한다.

증여자는 중소기업 등의 가업을 10년 이상 계속해서 경영한 60세 이상으로 수증자의 부모여야 한다. 또 최대 주주로서 특수관계인의 주식을 포함해 해당 법인 지분의 40% 이상을 10년 이상 계속해서 보유해야 한다.

가업의 업종 요건을 살펴보면 베이커리 카페가 늘어난 이유를 알 수 있다. 베이커리 카페는 음식점업으로서 가업 승계 대상 업종에 포함되는 반면 커피전문점은 주점, 비알코올 음료점업으로 대상에서 제외된다. 물론 업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자본금, 진입 장벽, 수익성, 성장성 등을 고려하는 게 우선순위일 것이다. 하지만 이왕이면 가업 승계 세제 혜택까지 가능한 업종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

위와 같은 요건을 모두 갖춰 ‘가업 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로 법인 지분까지 자녀에게 넘긴다면 일반 증여보다 세금 부담이 확실히 줄어든다. 일단 10억 원까지 공제가 되기 때문에 그 이하는 증여세가 없다. 그리고 10억 원을 초과하는 과세표준 120억 원까지는 10%의 세율이 적용되고, 120억 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20%의 세율이 적용된다. 증여의 최대 한도는 가업 영위 기간에 따라 최대 600억 원까지 가능하다.

만약 50억 원을 증여했을 때 일반 증여와 세금 차이를 비교해 보자. 일반 증여는 50억 원에서 5000만 원의 증여재산 공제 후 10∼50%의 누진세율이 적용돼 약 20억 원의 증여세가 발생한다. 반면 가업 승계 증여 특례는 10억 원을 공제하고 10%의 세율이 적용돼 약 4억 원의 세금만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일반 증여는 증여 후 10년이 지나면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지만, 가업 승계 증여는 10년이 지나더라도 기간과 상관없이 차후 상속재산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또 증여받은 날로부터 5년간은 사후관리 기간으로 △가업에 종사하지 않거나 휴업·폐업을 하는 경우 △증여받은 수증자의 지분이 감소하는 경우 등은 일반 증여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증여세를 추징하고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가업 승계 증여 과세 특례를 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면 승계 전후 최소 15년 동안 운영해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선택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업계 동향, 세법 개정 리스크 등도 충분히 사전에 인지해야 한다.



김도훈 국민은행WM고객분석부(자문) 세무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