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마리 넘는 개체 국내 첫 확인 “실태 조사-보전 방안 마련해야”
서해 최북단 섬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100여 마리의 멸종위기종 황새 무리가 발견됐다. 환경단체는 “국내에서 100여 마리의 황새가 발견된 건 처음”이라며 실태 조사와 함께 보전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환경단체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이달 12일부터 옹진군 백령도 화동습지와 주변 일대에서 최대 104마리의 황새 무리가 관측됐다. 이 단체는 겨울 이동철새를 조사하던 중 이 일대에서 7일째 머물고 있는 황새 무리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동북아시아 지역에 광범위하게 서식하던 황새는 1970년대부터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의 번식이 점차 줄어 1994년 국내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선 2005년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됐고, 전 세계적으로도 2500여 개체가 남아 있다고 한다.
이 단체는 멸종위기종인 황새의 서식 환경을 조사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2014년 백령도에서 황새 17마리가 관찰된 적은 있지만, 이렇게 100마리가 넘는 개체가 한 지역에서 확인된 건 처음”이라며 “월동지로 가던 중 중간 기착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인 백령도를 보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