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과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추경호,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8일 회동을 갖고 공석인 헌법재판관 3명을 22일까지 추천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야 간 이견의 핵심인 각 당이 몇 명씩 추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특별감찰관 추천 여부를 놓고는 여야 간에 의견이 갈렸고, 결원 상태인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3명의 추천에 대해서도 별다른 논의가 없었다.
헌법재판관은 지난달 17일 이종석 헌재 소장 등 3명이 퇴임한 이후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아 정원 9명 중 6명만 남아 있다. 이 3명은 국회가 선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여당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합의로 정하자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에서는 의석수를 고려할 때 민주당이 2명, 국민의힘이 1명을 추천해야 한다며 맞서 왔다.
정원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헌재가 법률 위헌 결정, 탄핵 결정 등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주요 결정을 하면 정당성 논란이 제기될 소지가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주요 결정이 이뤄지지 못하게 돼 헌재의 핵심 업무는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한 재판관이 공개적으로 “국회의 뜻은 헌재가 일하지 말라는 것인가”라고 따지는 지경까지 됐다.
특별감찰관은 2016년 9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사퇴한 이후 8년 넘게 채워지지 않았다. 법에는 특별감찰관 결원 시 30일 안에 국회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정권마다 여야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공석 상태가 이어진 것이다. 이유가 어떻든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국가기관들의 업무에 차질이 빚어진 결과가 됐다. 하루속히 빈자리를 메워 각 기관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여야가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