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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그세스, 성폭행 논란 일파만파… “피해 여성에 입막음 대가 돈 줬다”

입력 | 2024-11-19 03:00:00

여성 “숙소에서 성폭행” 신고
헤그세스측 “합의하에 성관계”
트럼프, ‘지명 유지’ 입장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장관에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사진)의 성범죄 혐의를 두고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헤그세스가 자신을 성폭행한 혐의로 신고한 여성에게 사건을 공개하지 않는 대가로 합의금을 지급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며 그의 후보 자질에 대한 비난이 더 격화되는 모양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6일 헤그세스의 법률대리인은 성명을 통해 “사건이 공개되면 헤그세스가 폭스뉴스에서 해고될 것을 우려해 합의금을 준 것”이라며 “헤그세스는 오히려 협박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미 CNN 등은 앞서 15일 “헤그세스가 2017년 10월 성폭력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당시 헤그세스는 공화당 여성 당원 모임에 연설자로 참여했는데, 행사 나흘 뒤 한 여성이 ‘당일 밤 숙소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헤그세스를 신고한 것이다. 헤그세스 측은 해당 여성과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WP에 따르면 여성의 친구라고 주장한 인물이 트럼프 인수위원회에 보낸 서한에는 헤그세스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서한에 따르면 당시 30세였던 익명의 여성은 헤그세스가 호텔로 복귀해 다음 날 제시간에 출발하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헤그세스와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시던 다른 여성들에게서 ‘(헤그세스가) 우리를 방으로 데려가려 한다’는 문자를 받고 상황을 중재하려 했다. 그 후 이 여성은 “헤그세스의 방에 올라갔다는 것 외에는 기억을 잃었다. 하지만 다음 날 집에 오자 전날 성폭행당한 기억이 떠올랐고, 이후 응급실 검사에서 정액 양성 반응이 나와 당국에 신고했다”고 했다.

헤그세스 측은 “여성이 그를 이끌고 호텔 방으로 향했다”며 성적 접촉을 ‘시도한’ 건 여성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 여성이 사건 후 2년이나 지나서야 법적 대응에 나섰고, 헤그세스 측이 2020년 2월 합의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자 그해 12월 변호사를 고용해 협상이 시작됐다는 등의 사실관계를 제시했다.

헤그세스의 성폭행 의혹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그의 지명을 철회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는 헤그세스와 대화한 뒤 지명 의사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주변에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