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재 수입차에 2.5% 관세율 트럼프 “10~20% 부과” 으름장 “中견제 日에 반사이익” 전망도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내년 영업이익 전망을 최대 30% 이상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을 압박하고, 이 과정에서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가 타깃이 된다는 우려가 일본 재계에 확산되고 있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일본 자동차 업체 스바루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쓰다(33%), 미쓰비시(21%), 닛산(13%) 등도 각각 올해 대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모로 마사히로(毛籠勝弘) 마쓰다 사장은 “(미국에 대한 대응책은) 개별 회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업이익 대폭 감소를 걱정하는 곳들은 대부분 미국에 생산 거점을 두지 않거나 생산량이 소규모인 업체들이다. 미국은 현재 일본 등에서 수입하는 승용차에 2.5%의 기본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고, 1기 행정부 때는 25%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공언해 왔다.
자동차는 일본 전체 수출의 12%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 품목이라 관세 인상이 현실화하면 일본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일본의 수출 가격 경쟁력을 꺾기 위해 엔화 환율을 고평가하는, 이른바 ‘신(新)플라자합의’를 추진할 경우 사실상 일본의 모든 제품으로 영향이 번질 수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 같은 메이저 업체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대체 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는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닛산은 연간 30만 대, 혼다는 20만 대의 자동차를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다. 도요타는 대미 수출을 염두에 두고 멕시코 생산 거점에 14억5000만 달러(약 2조217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장기적으로 일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검토 중인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 방안은 중국산 전기차의 미국 진출 확대를 막아 결과적으로 일본 자동차의 진출 공간을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하이브리드 차에 강한 일본으로서는 전기차 개발을 위한 시간 여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