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 ‘尹부부’ 만난 경위 檢조사 진술… “2021년 6월 尹보다 여사 먼저 만나” 대통령실 “明, 7월 이준석과 찾아와”… 明-金여사 언제 만났는지는 안 밝혀 檢, 尹당선 후인 작년 11월~올 1월… ‘明-金 텔레그램’ 캡처 5장 추가 확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54)가 “2021년 6월 18일 함성득 경기대 정치대학원 교수를 통해 김건희 여사를 처음 만났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은 대선 출마 선언 이후인 2021년 7월 윤 대통령과 명 씨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당시 국민의힘 대표)과 함께 처음으로 만났다고 설명해 왔는데, 이보다 앞선 시점에 김 여사를 먼저 만났다고 진술한 것이다. 검찰은 명 씨와 김 여사의 텔레그램 대화 내역을 추가로 확보하고, 여론조사 업체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 明 “尹보다 먼저 김 여사와 만나”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명 씨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인 2021년 6월 11일경 함 교수로부터 “주호영 의원이 당 대표 선거 낙선 후 해단식에서 ‘명태균이 나를 돕지 않아 떨어졌다’고 하더라. 그래서 당신이 누군지 궁금해 전화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명 씨는 이후 함 교수를 만난 자리에서 대선 전망을 이야기하다가 “윤 후보를 만나보자”는 말이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 교수는 윤 대통령과 같은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주민으로 윤 대통령 부부와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함 교수는 “주 의원 해단식에 간 적이 없고, 명 씨와 함께 김 여사랑 식사한 적도 없다”며 “2021년 6월 중순경 김 전 의원, 조은희 당시 서초구청장, 명 씨와 만난 자리에서 둘이 명 씨를 강하게 추천해 윤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드린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조은희 의원은 “서울시장 경선 당시 찾아온 김 전 의원과 명 씨를 함 교수에게 소개한 것은 맞지만, 명 씨를 강하게 추천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명 씨는 또 이튿날인 6월 19일 코바나컨텐츠를 방문한 뒤 자택으로 이동해 김 여사의 모친인 최은순 씨 등 김 여사 가족과 식사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본보 인터뷰에서도 “식사가 끝나고 최 씨가 내게 전화번호를 물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8일 “명 씨가 2021년 7월 당시 국민의힘 고위당직자(이 대표)와 함께 서초동 집에 찾아와 처음 만났다”고 설명한 바 있지만, 김 여사가 명 씨를 언제 만났는지는 밝히지 않아 왔다. 대통령실은 이달 1일 명 씨가 김 여사와 최 씨를 함께 만났다는 보도가 나오자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통령 본인은 (6월에) 만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김 여사와의 만남 시점은 설명하지 않은 것 같다”며 “검찰 수사로 규명돼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 檢, 明-金 텔레그램 추가 확보
검찰은 15일 서울에 있는 여론조사업체 PNR(피플네트웍스리서치)을 압수수색했다. PNR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전후해 미래한국연구소와 함께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의원과 명 씨의 공천거래 수사에 집중해온 검찰이 불법 여론조사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원=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창원=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