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수사 지켜볼것” 김민전, 최고위서 당무감사 요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 참석을 위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손잡고 이동하고 있다. 가운데는 국민의힘 정광재 대변인.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부인, 장인 등 한 대표 가족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친윤(친윤석열)계 최고위원이 한 대표 면전에서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친윤계에서 추가 의혹 제기와 이에 대한 한 대표의 해명, 당무감사 착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친한(친한동훈)계는 경찰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수사하고 있으니 결과를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김민전 최고위원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한 대표 주재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이) 수사기관에서 밝혀지기 전 우리 스스로 당무감사를 통해 게시판 관리가 왜 잘못됐던 것인지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말한 ‘너희는 더 낫냐’라고 하는 잣대로 국민의힘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며 “당원 게시판에 대한 문제 제기는 보통 사람의 상식과 양심에서 나온 문제 제기”라고 했다.
친윤계인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한 대표의 딸 명의도 당원 게시판에서 여론 조작을 일삼고, 윤 대통령 부부를 공격했다”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장 전 최고위원의 주장에 따르면 한 대표 딸 명의의 작성자는 1인당 하루 작성 글을 3개로 제한하는 시스템이 당원 게시판에 도입된 9월 10일 이후 한 대표의 부인과 장인, 모친 명의와 함께 등장했다. 그는 “딸 명의가 글을 올린 시간대가 나머지 가족과 1∼2분 간격으로 동일하게 기록됐다”며 “이 모든 게 우연일 확률은 0%”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가 가족들의 인증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가 몸통일 확률이 높다”고 했다. 성씨만 표기되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실명 인증을 거친 당원만 글을 쓸 수 있다.
친한계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일단 수사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다른 친한계 의원도 “당원이 올린 글을 당무감사해야 하느냐”며 “익명 게시판의 익명성 보장, 해당(害黨) 행위 기준 문제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당 사무처에 게시판 서버 자료를 보존해 달라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