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더피 전 하원의원이 2019년 백악관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찍은 사진. 사진 출처 더피 인스타그램
한편 트럼프 당선인과 최근 이른바 ‘공동 대통령’이란 말까지 듣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행보는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다만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교통장관 후보가 더피 전 의원에게 밀리면서 트럼프 당선인 측근 간의 알력 다툼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폭스 출신 또 지명…머스크에게는 이득일까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에서 “숀은 가족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여행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1000억 달러(약 139조 원) 이상의 교통부 연간 예산과 방대한 규모의 인력을 이끌기에 필요한 경험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했다.
현지에선 더피 전 의원이 관장할 항공과 자동차, 철도 등의 분야가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이 된 머스크의 사업과 밀접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머스크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의 전 임원인 에밀 마이클을 교통장관으로 공개 지지했다. 일각에선 최근 불거진 머스크의 ‘월권’ 논란이 교통장관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머스크와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참모인 보리스 엡슈타인 전 법률고문이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 인선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졌다”고 보도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13일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의 만찬 자리에서 두 사람이 최근 인선 및 관련 정보의 언론 유출 책임 등을 놓고 크게 말싸움을 벌였다. 앱슈타인 전 고문은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의 첫 대권 도전 때부터 곁을 지켜 온 최측근이다. 이에 최근 신흥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와 계속해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앱슈타인 전 고문 간 ‘권력 암투’가 벌어지는 모양새라는 분석이다.
이와 별개로 트럼프 당선인과 머스크의 크고 작은 행보들은 연일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주주로 있는 ‘트럼프 미디어’가 가상화폐 거래소 ‘백트(Bakkt)’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 뒤 백트의 주가는 162.5% 뛰어올랐고, 트럼프 미디어도 16.7% 상승했다.
테슬라 주가도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교통부의 최우선 과제로 완전 자율주행 차량 규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자율주행 택시를 개발 중인 테슬라 주가는 5.6% 올랐다. 반면 우버와 리프트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택시에 밀려 시장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돼 각각 5.4%, 4.5% 하락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