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배현진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자신이 발의한 ‘치유관광산업 육성법’ 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윤덕 의원이 문구 두 가지만 고쳐 발의했다며 ‘절도 입법’이라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오랫동안 관행처럼 자리 잡아온 이 악습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배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이 별안간 이 법안을 그대로 99.9% 카피한 법안을 들고 와서 오늘 바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원회 법안소위에 상정시키고 내일 심사를 통해 본인이 제정법을 같이 만들겠다라는 어이가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법안은 배 의원의 법안에서 두 가지를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2조 ‘치유관광자원’ 정의 부분에서 기존 경관, 온천, 음식에다가 맨발 걷기를 추가하고. 20조 치유관광산업지구 신청 대상에서 특별자치도지사를 제외한 부분을 삭제했다. 김 의원은 올해 1월 특별자치도로 승격된 전북의 전주갑이 지역구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과 민주당 김윤덕 의원의 ‘치유관광산업 육성법’ 제정안 비교 표. 배현진 의원실 제공.
그러면서 “제정법을 만드는 과정은 앞서 길게 설명해 드렸다시피 공청회, 세미나, 그리고 학계 여러 단체들과의 논의 등 굉장한 기간을 거쳐야 한다”며 “김윤덕 의원실의 보좌진께서는 배현진 의원실의 법안을 펼쳐놓고 수정했다고는 했으나 표절하지는 않았다라고 이야기한다. 음주운전은 했으나 술을 마시지 않았다라는 논리와 다를 것 없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말 문장 하나, 단어 몇 개만 수정을 해서 법안을 그대로 옮겼다“며 ”김 사무총장은 법안을 철회하면 표절을 인정하는 꼴이라 철회할 수 없다는 납득할 수 없는 해명도 내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김 사무총장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배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전북특별자치도, 강원특별자치도는 치유관광산업지구로 지정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이런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점을 당시 국민의힘 측에 지적했는데도 배 의원은 또다시 특별자치도만 제외하도록 하는 법을 그대로 재발의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또 “전북특별자치도 국회의원이 전북특별자치도를 차별하는 법안을 그대로 통과하도록 놓아둘 순 없다”며 “이게 입법 절도라고 표현한다면 100번이고 입법 절도 하겠다”며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