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경유차 매연저감장치(DPF) 필터 클리닝 전후 상태. 필터에 카본이 막히면 출력 저하와 엔진 과열로 화재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한국자동차환경협회
자동차 고장은 환절기에 특히 자주 발생한다. 영하의 날씨가 시작되면서 차량 성능을 유지하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필터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자동차의 필터는 인체의 장기와 유사한 역할을 하며, 이를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심각한 고장을 초래해 차량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자동차시민연합은 필터 관리를 차량의 ‘건강검진’에 비유하며, 정기적인 점검과 교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차량의 ‘마스크’, 미세먼지 필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에 따르면, 고성능 필터는 0.3㎛(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입자를 99.97%까지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교체시기를 놓치면 차내 공기 질이 나빠져 탑승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필터를 6개월마다, 또는 1만~1만 5000km 주행 후 교체할 것을 권장한다. 오염된 필터를 방치하면 차량 내부 공기가 오염되고 호흡기 질환 등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배출가스를 걸러내는 ‘신장’ 매연저감장치(DPF)
디젤 차량에 장착된 매연저감장치(DPF)는 배출가스 내 미세먼지와 유해 물질을 제거한다. 이는 인체의 신장이 노폐물을 걸러내는 원리와 비슷하다. DPF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배출가스가 급증하고 차량 성능이 저하된다.
연료를 정화하는 ‘간’ 연료 필터
연료 필터는 엔진으로 유입되는 연료의 불순물을 제거해 차량 성능과 연료 효율을 유지한다. 이는 간이 몸속 독소를 걸러내는 역할과 유사하다. 필터가 막히면 연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엔진 과열, 연소 불량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연료 필터를 적기에 교체하면 연료 효율이 높아지고 배출가스가 감소한다. 권장 교체 주기는 1년, 또는 2만~3만 km이며, 교체시기를 놓치면 차량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고장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차량의 ‘코와 폐’ 에어클리너
엔진은 공기와 연료의 적절한 혼합비로 연소 효율을 높이는데, 에어클리너가 막히면 공기 유입이 제한돼 연소 효율이 떨어지고 배출가스가 증가한다. 에어클리너는 1만~2만km 주행마다 교체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를 방치하면 흡입 저항이 커져 연료 소모량이 늘고 차량 성능도 저하된다.
필터 관리는 차량의 장수와 환경 보호를 위한 필수 작업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미세먼지 필터는 차내 공기질과 탑승자의 건강을 보호하며, 연료 필터와 에어클리너는 엔진 성능 유지와 연료 효율 향상에 기여한다. 또한 매연저감장치는 배출가스를 줄이는 중요한 환경 부품”이라며 “필터 교체 시 인증된 부품을 사용하고, 사후 관리가 가능한 제작사의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터 관리는 차량의 수명을 연장할 뿐만 아니라 환경과 건강을 보호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필터 점검은 환절기 차량 관리의 ‘예방주사’와도 같으며, 이를 통해 고장을 사전에 방지하고 차량을 더 오래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