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첫번째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19.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와 북한이 국제사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협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가 방어능력을 갖도록 보충해 주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미국,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도 앞으로 잘 들여다보고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 무기 지원계획에 대한 물음에는 “그런 논의를 나토에서도, 바이든 행정부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 특사단을 먼저 받아봐야, 얘기를 들어봐야 알겠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신중 기조는 지난달 정부 입장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지난달 22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북-러 군사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인 대응 조치를 실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같은달 24일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는 대원칙으로서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다음 단계의 기준은 북한군의 전투 개시”라면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4일 “우크라이나에 대해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는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우방국과 긴밀 협의해서 신속하게 다음 대책을 논의하고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듯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를 두고 우리가 무기 지원을 앞세우다 자칫 트럼프 2기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출구전략을 찾아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 사용을 승인한 데 대해서도 “사전 통보를 받았다”는 수준에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8일(현지 시간) “우리나라가 직접 이 문제에 가담해서 행동을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미국의 결정을 공유받은 정도로 알고 있으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미동맹 간에는 필요한 무기 체계를 얼마든지 서로 주고받을 수가 있는데 우크라이나를 상정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도 없고, 구체적으로 토의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도 덧붙였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