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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기간에 골프” vs “못쳐도 외교결례” 尹골프 두고 국회서 공방

입력 | 2024-11-19 20:25:00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군 소유의 서울 노원구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에서 골프를 친 것을 두고 여야가 19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방을 벌였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외교 차원의 노력을 위한 골프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자 야당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 전인데 거짓 해명한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대통령실 소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대통령실 관련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 예산을 두고도 충돌했다.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골프외교란 말도 있는데 만약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이 (윤) 대통령에게 같이 라운딩을 하자고 했을 때 (윤 대통령이) 골프를 전혀 못 치면 라운딩에 응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그것도 결례”라고 말했다. 홍 수석은 이어 “대통령의 테니스든 골프든 스포츠 활동은 보통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도 “어느 정부에서도 골프 문제가 이렇게 비난과 정쟁의 대상이 된 적은 없다”고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미 대선 결과가 나온 이달 6일 이전인 8월부터 골프 연습을 했기 때문에 외교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상식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예견했거나 또는 그 실세들을 관리했거나 대비했던 게 별로 안 보인다”고 했다. 김성회 의원도 “골프를 치는 장면을 들킨 다음에 ‘아이고 이거 트럼프 때문에 친 겁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얘기가 꼬인 걸 인정하라”고 가세했다. 강유정 의원은 “8월 19~29일 한미 연합 군사훈련 기간, 8월 22~24일 부천호텔 화재 전 국가 추모기간 중에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친 것으로 보도됐다. 국민들이 납득을 못 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예산을 둘러싼 날선 공방도 있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경호처가 윤 대통령의 골프 연습을 잠복 취재하던 기자를 제지한 것과 관련해 “증액은커녕 있는 있는 예산도 다 삭감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대통령실 출신의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1심 이후 일종의 분풀이를 하는 것 같다”며 “대통령실 역할이 중요한데 이런 식으로 예산을 확 줄이면 대통령실 두 손, 두 발을 다 묶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