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공간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진행, 결과를 미리 예측해 더 나은 선택을 돕는 기술인 버추얼 트윈(Virtual Twin)이 선박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끈다. 버추얼 트윈은 사물뿐만 아니라 그 사물을 둘러싼 개체와 환경을 시각화한 후 시뮬레이션하기 때문에 각종 동작과 물성 변화까지 현실처럼 구현이 가능하다. 선박 설계 시 효율 제고 뿐만 아니라 결함 여부까지 가상공간에서 테스트하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이유다. 버추얼 트윈은 가상공간에 있는 작업물을 두고 조선소와 공급업체, 선주, 항만 운영사, 선급 협회까지 모든 이해관계자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실시간 협업도 가능하도록 돕는다. 이에 선박 제조 기업들이 속속 버추얼 트윈 기반의 플랫폼을 도입, 디지털 전환에 나선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버추얼 트윈은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 환경에서 선박에 발생 가능한 구조적 결함이나 균열 정도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하도록 돕는다. 선박 설계 시 어떤 방식을 택해야 효율적인지도 가늠해 제시한다. 첨단 기술이 속속 적용되는 슈퍼요트 건조 시 버추얼 트윈 기술은 빛을 발한다. 정밀한 설계가 필요한 요트의 디지털 목업(Mock Up)을 가상공간에 구현, 이를 두고 이해관계자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실시간으로 협업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다쏘시스템 솔루션으로 구현한 요트의 디지털 목업 / 출처=다쏘시스템
버추얼 트윈 기술로 설계 효율을 높인 슈퍼요트 건조 기업 히센 요트 / 출처=다쏘시스템
VR을 활용한 라이브 모션 캡처로 인적 요소를 직접 평가하는 슈퍼요트 건조 기업 히센 요트 / 출처=다쏘시스템
VR을 활용한 라이브 모션 캡처로 인적 요소를 직접 평가하는 슈퍼요트 건조 기업 히센 요트 / 출처=다쏘시스템
버추얼 트윈, 환경 규제 충족에도 기여
조선 기업이 이 같은 환경규제를 충족하려면, 선박의 각 부품이 탄소 배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악해야 하지만, 수십만 개 부품으로 구성된 선박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조선 기업은 버추얼 트윈 기술로 선박의 다양한 구성 요소와 시스템이 어떻게 상호 연결되는지 파악하고 시스템의 동작을 독립적 또는 전체적으로 시뮬레이션하며 탄소배출량을 파악했다.
선박 설계 시 연료와 추진 방식 및 선박 부품 간의 상호 관계와 영향을 미리 이해하고, 지속 가능성에 보탬이 되는 부품을 식별하는 방식이다. 선박 제조 과정과 운행 후 에너지 소비를 측정하는 데도 버추얼 트윈이 활용됐다. 이처럼 버추얼 트윈 기술이 선박 설계뿐만 아니라 환경 규제 충족에도 기여하자, 국내 조선 기업도 속속 해당 기술을 도입한다.
일례로 HD 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및 HD현대미포는 최근 버추얼 트윈 전문 기업 다쏘시스템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선박 설계와 제조에 쓰일 버추얼 트윈 기반의 설계-생산 일관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다쏘시스템과 HD 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및 HD현대미포가 버추얼 트윈 기반의 설계-생산 일관화 통합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모습 / 출처=다쏘시스템
다쏘시스템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 3사는 버추얼 트윈 기반 설계-생산 일원화로 선박 건조 관련 일정 단축과 비용 절감, 건조 효율성 제고를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