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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與, 남의 허물만 들추지 말고 제 허물부터 제대로 털어내야

입력 | 2024-11-19 23:27:00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선고로 반전의 기회를 맞은 듯한 분위기다. 한동훈 대표는 선고 당일 이후 이 대표의 다른 혐의 재판까지 거론하며 공세를 취하다가 그제부터는 민생 챙기기에 주도권을 쥐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인 김건희 여사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지 않은 채 민생을 내세워 슬그머니 우회하는 것이 얼마나 통할지는 의문이다.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 대상을 14개 혐의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명태균 씨에 의해 촉발된 공천 개입 의혹, 두 의혹 수사 중 발견된 의혹 등 3개로 축소했다. 공천 개입 의혹은 검찰이 수사 중이어서 특검을 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최소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은 특검이 재수사해서 기소든 불기소든 새로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 지난 대선의 승자와 패자에 대한 사법 처리가 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얼마 전 기자회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은 문재인 정부에서 검사 수십 명을 동원해 샅샅이 뒤졌는데도 나온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더더욱 특검의 재수사를 피할 이유가 없다.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조차 하지 않고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작 김 여사 출장 조사 한 번으로 종결한 이 의혹 수사는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은 어제 경기도 관용차를 부인 김혜경 씨 자가용처럼 사용하고 법인카드로 집안 제사용품을 구입하고 각종 식사비 등을 결제한 이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5번째 기소다. 검찰 기소 내용으로만 보면 이 대표의 죄질이 나쁘지만 식사비 결제까지 일일이 추적해 수사하면 문제가 될 기관장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한 대표는 법무부 장관 시절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특활비 사용 영수증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로 제출하지도 않았다. 법원의 엄정한 재판도 검찰의 공정한 기소가 없으면 얼마든지 편파적으로 될 수 있다.

여권이 이 대표 리스크에 묻어가겠다는 듯이 김 여사 문제를 어물쩍 넘기면 야권에 공세의 빌미를 주고 야권의 협조가 필요한 민생 챙기기로 나가기도 어렵다. 당당히 김 여사 의혹부터 제대로 털고 가야 ‘이중 잣대’ 논란에서 벗어나 국정 동력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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