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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민자 추방’ 맞서… ‘저항의 댐’ 쌓는 민주당 지지 도시들

입력 | 2024-11-20 03:00:00

보스턴 “이민자 보호도시 역할 계속”
‘軍 동원 불법이민자 추방’ SNS글에
트럼프 “사실이다” 직접 댓글 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1호 공약’인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을 위해 군 자산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보수단체 ‘사법 워치(Judicial Watch)’를 이끌고 있는 톰 피턴이 올린 불법 이민 대응 관련 글에 “사실이다(True)”라고 댓글을 달았다. 피턴은 8일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자산을 활용해 바이든의 침공(불법 이민자의 대규모 유입)을 뒤집을 수 있는 대규모 추방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 같은 트럼프 당선인 측의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움직임에 민주당도 지지 기반이 탄탄한 주와 대도시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폭스뉴스는 “민주당 우세 도시와 주에서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에 대한) 저항이 싹트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불법 이민자 추방 반대 움직임은 지난달 말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갈등을 빚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도드라졌다. 민주당 소속인 미셸 우 보스턴 시장(사진)은 전날 지역 매체 WCVB 인터뷰에서 ‘이민자 보호도시(sanctuary city)’로서의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보스턴과 뉴욕, 시카고 등 일부 대도시들이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협력을 거부하며 보호도시를 자처했는데, 2기 행정부에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우 시장은 “개별 도시가 연방 정부의 조치를 뒤집거나 무효화할 수 없지만,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광범위한 두려움과 경제적 악영향을 유발해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노력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모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MSNBC방송에서 주 경찰은 이민법 집행을 “절대 돕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BS뉴스는 1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도 연방 이민 당국의 협조를 거부하는 내용을 법제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보스턴 경찰은 아동 성범죄 혐의로 체포한 콜롬비아 출신 20대 남성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라는 ICE 단속반의 명령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ICE는 이달 1일 성명을 통해 “지역 당국이 이민자 억류 명령을 어기고 비(非)시민을 사회로 돌려보냈다”며 비판했다. 8일 트럼프 행정부 2기 ‘국경 차르(이민 및 국경 정책 총괄 담당자)’로 지명된 톰 호먼 전 ICE 국장대행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보스턴에 100명(추방 작업 담당 인력)으로 안 되면 200명을 보내서라도 해낼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6월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 세출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국토안보부 예산 관련 법안에 대해서도 공화당과 민주당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인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15일 자신의 X에서 “민주당은 불법 체류자 재정착에 7억5000만 달러(약 1조 원)를 지원하고 관세국경보호청(CBP) 예산을 삭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패티 머리 세출위원장은 해당 법안이 “진지한 초당적 협상의 산물”이라며 “펜타닐 등 불법 마약 유통을 막고 국경 지대에 필요한 사항을 충족시킨다”고 반박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