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생활체육 천국’ 정책 추진 파크골프 인구 2만명으로 급성장… 2026년 파크골프장 44곳 확충 테니스 코트 총 310면으로 증설… 2237억 원 투입해 인프라 조성
10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파크 골프장에서 이나겸 씨(왼쪽)와 이 씨 어머니 하양여 씨(가운데), 딸 이서하 양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10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만난 이나겸 씨(41·여) 가족은 파크골프를 즐기는 내내 웃음꽃이 만발했다. 이 씨의 어머니 하양여 씨(73)가 친 공이 홀컵 근처에 바짝 붙자 손녀 이서하 양(10)이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다. 이 씨는 “은퇴 후 집에 계신 어머니 건강을 위해 적당한 운동을 찾던 중 주변 어르신들의 추천으로 파크골프를 알게 됐다”며 “할머니가 연습을 하니 아이도 관심을 보여 다 같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3대가 함께 사는 이 씨 가족은 1년 6개월 전부터 비 오는 날을 빼고는 주말마다 거의 빠짐없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전날 대구 수성구에서 열린 파크골프대회에선 ‘3대 가족’ 부문 전국 5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 씨는 “재미있고 건강에 도움도 되지만, 무엇보다 같은 취미를 가진 뒤 가족 간 대화 시간이 늘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 부산, 2026년까지 파크골프장 44곳 확충
19일 부산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현재 가입된 회원은 약 8000명이다. 이경화 협회 사무국장은 “10년 전만 해도 회원이 1000명도 채 안 됐는데, 어르신들뿐 아니라 가족 회원이 많이 늘고 있다”며 “비회원까지 합치면 부산에만 약 2만 명이 파크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산에는 14곳(225홀)의 파크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다. 부산시는 노년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회원이 증가하는 상황을 감안해 내년 24곳(228홀)에 이어 2026년까지 44곳(531홀)의 파크골프장을 갖추기로 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청년 회원이 늘고 있는 테니스의 경우 각종 시설의 개·보수 등을 통해 코트를 112면(현재 198면) 증설하기로 했다. 국제 규격의 클라이밍장도 신설한다. 또 매년 5월을 ‘생활체육축제의 달’로 지정하고 전국 규모의 생활체육대회도 기획 중이다.
이 같은 방침은 9월 열린 ‘제1차 시민행복부산회의’에서 발표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생활체육은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회복하고 시민의 건강을 지켜 행복을 도모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며 첫 주제로 생활체육을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생활천국도시 부산’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보는 재미 넘어 하는 재미, 부산은 스포츠 다(多)’라는 슬로건도 제시했다. △세대를 아우르는 생활 스포츠 시설 확충(다 있네!) △모두가 즐기는 생활 스포츠 환경 조성(다 모여!) △일상적 생활 스포츠 저변 확대(다 같이!) 등 3개 추진 전략과 이를 위한 9개 세부 추진과제도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왼쪽)이 9월 25일 부산시체육회관에서 ‘생활체육 천국도시 부산’ 추진 계획을 발표한 뒤 최근 인기 생활 스포츠로 떠오르는 ‘피클볼’을 체험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이오순 부산시 체육진흥과장은 “코로나19 이후 부쩍 높아진 시민들의 건강 욕구를 반영해 세대별 맞춤형 생활체육 시설을 대폭 확대하고, 바다 등 부산만의 관광 자원을 적극 활용한 차별화된 스포츠 행사를 적극 발굴하겠다”며 “부산이 전국에서 가장 생활체육 여건이 좋은 도시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시행 중인 ‘튼튼머니’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튼튼머니는 체육 활동에 참여하면 1인당 연간 최대 5만 원의 인센티브를 적립해 용품 구매나 시설 등록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은퇴한 전문 체육인의 재능 기부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업팀을 연계한 스포츠 강습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시가 올해 상반기(1∼6월)부터 생활체육 정보 등을 제공하는 ‘으랏차차 생활체육 포털’의 기능을 대폭 강화해 통합 예약 기능을 포함한 생활체육 종합정보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