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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명태균 “尹, 박완수와 술자리서 경남지사 공천 경쟁 윤한홍 비판”

입력 | 2024-11-20 03:00:00

明, 檢조사서 ‘尹과 친분’ 진술
“尹, 박완수와 만나… ‘행정의 달인’이라며 朴 치켜세워”
“尹, ‘윤한홍, 도지사 안 보내’ 전화”
野 “김영선 사무실서 창원개발 논의… 明, 민간인 신분으로 간담회 참석”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54)가 윤 대통령이 박완수 경남도지사를 높이 평가하면서 도지사 공천을 두고 박 지사와 경쟁하던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선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明 “尹, ‘행정의 달인’으로 박완수 칭찬”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명 씨는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을 박 지사와 만나 함께 술을 마셨다”면서 당시 윤 대통령이 한 말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박 지사에게 “행정의 달인이시네요. 제가 부끄럽습니다. 저는 검사 생활밖에 안 했습니다”라고 했는데, 윤 의원에 대해선 “그 사람은 ‘내 선거를 도운 것이냐, 자기 선거를 한 것이냐’”는 말을 했다는 게 명 씨의 진술이라고 한다.

18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에서도 명 씨는 “윤 총장(윤 대통령)이 나보고 ‘윤한홍이는 행안부 장관은 시켜도 명 박사(명태균) 때문에 경남지사는 내(윤 대통령)가 안 보내기’로 했다고 2번 전화 왔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 자택에 박 지사를 데려가 술을 마셨다고 주장하며 “(박 지사는) 자기가 도지사 되는 게 꿈이지, 가능성은 제로인데 (내가) 해줘야지”라고 말했다. 검찰도 영장실질심사에서 “명 씨가 박 지사를 윤 대통령에게 소개해 도지사에 나가게 하고, 빈자리(경남 창원 의창)에 김영선 전 의원을 출마시키는 구도를 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지사 측은 “경선에 특정 개인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며 “(박 지사는) 이미 지역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고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당내 경선을 통해 공천을 받아 당선된 것”이라고 밝혔다.



● “明 가까이 말라” 조언한 윤한홍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선 행보 초기부터 핵심 친윤(친윤석열)계로 활동한 ‘원조 친윤’이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2021년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직후 대선 캠프에 합류해 종합상황실 총괄부실장을 맡았다. 윤 의원은 2021년 10월 명 씨에 대해 “위험한 인물이니 가까이하지 말라”고 윤 대통령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당시 경남 창원을 찾은 윤 대통령에게 명 씨가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는 명 씨를 멀리하라고 조언한 것이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당 전략기획부총장을 맡았다. 하지만 2022년 1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논란’에 당직을 사퇴했다.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던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윤 의원과 권성동 의원 등을 윤핵관으로 지목했다. 논란이 확산되고 윤 대통령이 선거대책위원회 해산까지 선언하면서 윤 의원과 당시 사무총장이던 권 의원은 당직을 내놓았다.

윤 대통령 당선 직후 윤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용산 대통령실 이전 등을 진두지휘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됐으나 TF를 이끌면서 출마가 어려워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윤 의원은 특별한 당직을 맡지 않았고,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도 자제해 왔다.

● 明, 창원 배후도시 개발 간담회 참석

명 씨가 창원시 공무원들과 개발 사업을 논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9일 민주당 소속 문순규 창원시의원이 공개한 출장보고서에 따르면 창원시는 지난해 4월 17일 김 전 의원 사무실에서 ‘창원 배후도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간담회를 진행했다. 의원실에선 ‘명태균 총괄본부장’ 등 5명이, 창원시에선 도시정책국장 등 4명이 참석했다.

명 씨는 간담회에서 “제1종 전용주거지역을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할 수 없는가” 등을 물었고, “현재와 같이 유지되면 주거지역 시민들은 개발에서 소외됐다고 생각하므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재정비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등의 의견도 전달했다. 이에 도시정책국장은 “시범지구를 선정해 운영해 보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문 의원은 “아무런 권한이 없는 민간인에게 도시계획 정보가 유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명 씨가 ‘총괄본부장’이란 명함을 갖고 있어 민간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19일 명 씨를 구속 후 두 번째로 불러 조사했다. 20일엔 명 씨 측 변호인을 불러 명 씨가 김 전 의원 사무실에서 사용한 PC의 포렌식 조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창원=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