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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1조달러 육박…외국인 국내 증권투자 ‘첫 역전’

입력 | 2024-11-20 14:34:00

서학개미 열풍…국장 부진에 외인 이탈
거주자 해외증권투자 9969억달러
외국인 국내증권투자 9575억달러
순대외금융자산, 9778억달러 ‘역대 최대’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471.95)보다 3.81포인트(0.15%) 오른 2475.76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86.12)보다 2.91포인트(0.42%) 상승한 689.03에 거래를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390.9원)보다 0.1원 오른 1391.0원에 출발했다. 2024.11.20.[서울=뉴시스]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열풍에 올해 3분기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1조 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지지부진한 코스피 탈출에 나선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 잔액도 사상 처음으로 역전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대외지금 능력을 의미하는 순대외금융자산 잔액도 9778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1조 달러에 가까워졌다. 한국은행은 서학개미 열풍에 한동안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가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거주자 해외증권투자, 외국인 국내증권투자 첫 ‘역전’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전분기말 대비 1183억 달러 늘어난 2조5135억 달러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4분기 연속 증가다.

이 중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증권투자)는 646억 달러 늘어난 9969억 달러로 1억 달러를 목전에 두며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거래 요인과 비거래 요인은 각각 263억 달러, 383억 달러를 보였다. 해외 주식 투자 지속과 미 증시 호조세, 고환율 등에 기인한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 투자)는 11억 달러 줄어든 1조5357억 달러를 기록했다. 직접투자는 190억 달러 늘어난 2940억 달러로, 거래 요인과 비거래 요인이 각각 56억 달러, 134억 달러 증가했다. 국내 증시 부진 등이 영향받았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를 의미하는 증권투자 계정은 267억 달러 줄어든 9575억 달러로 처음으로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9969억 달러)에 역전됐다. 거래 요인은 52억 달러 늘었지만 비거래 요인은 319억 달러 감소했다. 외국인의 부채성 증권 투자 확대(+266억 달러)에도 불구하고, 지분증권 투자가 대폭 감소(-533억 달러)한 영향이다.

이 결과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전분기 말 대비 1194억 달러 증가한 9778억 달러로 3분기 연속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번 3분기 증가폭은 2021년 3분기(1212억 달러)에 이어 역대 두번째 규모다.

박성곤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해외증권 투자는 해외 주식 및 채권 매수가 확대되고, 보유증권 평가액이 상승한 영향”이라면서 “미국 증시가 랠리를 지속하는 가운데 EU(유럽연합) 증시가 반등했고, 9월 빅컷(0.5%포인트 인하)에 미국채 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증권 투자 잔액은 9969억 달러는 통계 편제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투자잔액을 넘어섰다”면서도 “최근 투자 행태와 경상수지가 계속 유입되는 상황에서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봤다.

◆“단기외채비중·단기외채비율. 안정적”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34억 달러 줄어든 3780억 달러를 기록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대외채권·채무는 금융자산과 대외금융자산 및 금융부채에서 지분성 항목 등을 제외한 확정 금융자산과 금융부채의 잔액을 뜻한다.

대외채권은 3분기 말 1조807억 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410억 달러 증가했다. 일반정부는 연기금의 해외채권투자 확대에 70억 달러 증가했고, 중앙은행은 69억 달러 늘었다. 예금취급기관은 104억 달러 늘었고, 기타부문은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투자에 102억 달러 증가했다.

단기 대외채권은 중앙은행의 준비자산(+78억 달러)과 예금취급기관의 현금및예금(+70억 달러) 증가에 206억 달러 늘었다. 장기 대외채권은 기타부문의 부채성 증권(+97억 달러) 등이 늘며 204억 달러 증가했다.

대외채무는 7027억 달러로 전분기말(6583억 달러)보다 444억 달러 증가했다. 일반정부와 중앙은행은 부채성 증권(각각 +206억 달러, +34억 달러)을 중심으로 각각 222억 달러, 30억 달러 늘었고, 예금취급기관은 차입금(+56억 달러)을 중심으로 58억 달러 증가했다.

단기외채와 장기외채는 각각 168억 달러, 276억 달러 증가했다. 단기외채 증가는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74억 달러)이, 장기외채 증가는 일반정부의 부채성 증권(+207억 달러)이 주도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7.8%로 전분기말 대비 3.4%포인트 상승했다. 단기외채비중은 22.6%로 전분기말(21.6%)보다 1.0%포인트 올랐다. 다만 이번 수치는 직년 3개년도 분기 평균치(38.4%, 26.1%)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박 팀장은 “단기 외채 비중과 비율이 상승한 것은 7월부터 단기 차익 거래 요인 확대에 외국인의 단기채 매입과 외은지점의 채권투자 자금 차입이 늘며 단기 외채가 상당폭 늘어난 데 기인한다”면서 “상승 배경을 볼 때 외채 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