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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7억원에 주4일 근무”…피부과 몰린 美의사들

입력 | 2024-11-20 17:31:00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미국에서 의대 전공자들의 피부과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의과대학 협의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피부과 레지던트 지원 건수가 50%가량 증가했다. WSJ은 “의료계에서 가장 부러운 직업 환경을 자랑하는 피부과 전공의 자리를 놓고 레지던트들이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부과 선호가 높은 이유로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꼽힌다. WSJ은 “피부과는 주 4일 근무와 야근 없는 삶이 보장된다”며 “유연하게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 상황이 거의 없는 피부과 특성상, 야간이나 휴일 당직 근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워라밸이 보장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높은 급여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한 의학단체가 최근 15만 명이 넘는 의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피부과 의사의 연평균 소득은 54만1000달러(약 7억5400만 원)로 나타났다. 반면 소아과 의사의 연평균 소득은 25만8000달러(약 3억6000만 원)로 절반에 그쳤다.

미국에서 피부과 의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드름 짜는 의사’로 놀림당했다. 그러나 최근 미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술이나 화장품을 홍보하며 고수익이 가능해지자 선망의 직업이 됐다.

WSJ은 “일부 피부과 의사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 홍보 게시물을 올려 게시물 하나당 최대 3만 달러(약 4200만 원)의 광고비를 받는다”며 “미세바늘 치료나 레이저 시술도 20분 정도밖에 안 걸리지만, 건당 4000달러(약 560만 원) 수준을 벌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의사들의 특정과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 지난 9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일반의가 신규 개설한 의원급 의료기관 129개소 중 104개소(80.6%)는 피부과를 진료하겠다고 신고했다.

반면 새롭게 문을 연 소아청소년과는 2022년 32개에서 2024년 22개로 감소했고, 산부인과도 같은 기간 13개에서 6개로 줄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