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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기업 파트너십, ‘美 우선주의’와 무관하게 지속될 것”

입력 | 2024-11-21 03:00:00

[동아경제가 만난 사람]
기업조직 전문가 리자 오도네즈 UC샌디에이고 경영대학원장
“삼성, 美에 공장 짓고 TSMC도 가동중… IT 기술 독립 등 對中 제재 대비는 필요
정부, 의대 정원 규제 같은 개입보단 이공계 지원-직업적 보상 확대 필요”



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만난 리자 오도네즈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경영대 학원장은 “한미 양국의 산업 파트너십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삼성은 이미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고, TSMC도 애리조나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요. 한미 파트너십은 아메리카 퍼스트와 무관하게 지속될 것입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만난 리자 오도네즈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경영대학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으로 미 우선주의가 강화된다 하더라도 한미 재계 협력관계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미국 대선 개표가 진행되던 날로, 인터뷰 도중 트럼프 당선 윤곽이 나왔다.

앞서 애리조나대에서 25년간 강의했던 오도네즈 원장은 “TSMC는 애리조나 공장에서 대만 공장보다 4%포인트 높은 수율을 내고 있다”며 “이는 초기 인력 문제 등을 극복하고 생산기지 다변화를 이뤄냈음을 나타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해 서로 ‘윈윈’ 관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UC샌디에이고가 위치한 샌디에이고는 미국 정보기술(IT), 바이오 산업의 본산으로 꼽힌다. 조직 전문가이기도 한 오도네즈 원장이 방한한 계기도 한미 협력이었다. 그는 “샌디에이고는 퀄컴 등 첨단 IT 기업과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산업계 주축을 이루는 곳”이라며 “이번 방한 중 삼성과 LG를 방문했고 아시아 기업들과의 협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2기에서 향후 중국 경제와의 디커플링과 대중(對中) 제재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도네즈 원장은 한국 기업들의 대응 방향으로 ①중국 외 지역으로 생산기지 분산 ②남미 등 신흥 시장으로 수출 확대 ③미국 기술 제한에 대응해 자체 기술 개발로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애플의 ‘아이폰16’ 생산 및 출하가 상당 부분 중국에서 인도로 옮겨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한국 기업들도 중국 외 지역으로 생산 기지를 분산하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중국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라틴 아메리카 등 신흥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점차 강화될 첨단 기술 유출 제한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등 핵심 IT 기술에서는 독립성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이공계 기피,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 교육자로서의 시각도 제시했다. 그는 “미국도 수년 전 같은 우려가 있었지만, 의대 정원 규제와 같은 정부 개입보다는 시장 기회 확대에 집중했다”며 “연방정부 차원의 국립과학재단(NSF)에서 대규모 기금을 이공계 분야에 집행하고, 의료 분야에 비해서도 엔지니어링 일자리가 충분히 안정적이고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UC샌디에이고 경영대학원은 아시아 주요국 기업 및 대학들과의 파트너십, 교류에도 적극적이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사장, 삼성의료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김창수 전 사장(69)도 지난해 이곳에 입학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