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메카로 뜨는 청정 제주] 〈하〉 수자원으로 만드는 바이오 세상 현무암에 여과된 바닷물 ‘염지하수’ 희귀 미네랄 풍부해 산업 가치 높아… 음료-화장품 등 다양하게 활용 가능 도, 산단 조성해 산업 발전 지원… 액상 소금-손 세정제 등 개발 나서
2022년 제주 최초로 스마트해썹을 인증받은 용암해수센터에 마련된 식품음료 생산시설. 이 시설을 용암해수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이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가 ‘레드 바이오(생명 의공학)’만큼이나 자신 있는 분야가 바로 ‘해양 바이오’다. 국내 해양생물의 51%(1515종)가 제주에 서식할 정도로 해양 자원이 풍부한 데다 제품을 시험하고 상품화할 수 있는 기반도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 제주에만 존재하는 수자원
제주 용암해수는 바닷물이 화산암반층(현무암)에 의해 오랜 세월 여과된 ‘염지하수’로, 제주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수자원이다.
● 용암해수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상품
용암해수가 접근할 수 있는 분야는 먹는 염지하수부터 기능성 음료, 미네랄 소금, 주류, 기능성 식품, 화장품, 해수 농법, 해양 치유까지 다양하다.
제주도는 2015년 4월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용암해수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해 용암해수 공급은 물론 기업 입주 공간 제공, 생산 및 연구 분석 장비 지원, 제품 개발과 창업·홍보 컨설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산업단지에는 음료와 향장품, 식료품 등 총 19개 업체가 입주했는데, 총매출은 2022년 기준 574억 원에 달한다. 용암해수를 활용한 대표적 상품으로는 국내 방문판매 1위인 에스크베이스의 화장품 브랜드 ‘인셀덤’, 비케이바이오와 롯데칠성의 숙취해소 음료 ‘깨수깡’ 등이다.
제주도는 작년 11월 발표한 ‘제이(J)-해양 바이오밸리 혁신성장 계획’에 따라 용암해수산업단지 입주 기업의 매출액을 2030년까지 2000억 원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에 제주도는 사업비 122억 원을 들여 내년 12월 구좌읍 한동리에서 완공되는 ‘용암해수 미네랄 기반 다각화 지원시설’을 통해 기존 용암해수 제품과 차별화한 액상 소금, 손 세정제, 가글 등 의약외품 소재 개발에 나선다. 여기에 제주해양치유센터(480억 원)와 해양바이오기능성원료화센터(350억 원)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한 단계 ‘도약’
제주도는 이달 6일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있는 용암해수산업단지를 거점으로 하는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제주도 제공
여기에 제주도는 용암해수 제품의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염지하수 이용 음료의 원재료 명칭을 현행 ‘물(정제수), 탄산칼륨(염화칼륨)’에서 ‘물(정제수), 용암해수 미네랄 추출물’로 변경해 줄 것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청한 상황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용암해수는 화장품과 음료, 의약품 등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급속 성장을 이루고 있다”며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용암해수를 활용한 혁신적인 제품 연구와 개발에 매진하고 수출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기회발전특구 지정에 대해서는 “특구 취지에 맞게 지방이 성장동력 분야를 선택해 기획하면 중앙정부가 유형별 맞춤형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