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증 당초 올해말 완료 계획 1단계 통과 컨소시엄 한 곳도 없어 기체 공수 맡은 SKT 빠질 가능성 “상용화 좌초될라” 우려 목소리
20일 국토교통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K-UAM 사업에서 1단계를 통과한 컨소시엄은 현재까지 한 곳도 없다. 1단계는 전남 고흥 항공센터에서 UAM 기체를 띄워 기체 안전성과 운항·교통관리 등 운용 능력, 소음 등을 측정한다. 현대자동차·KT·현대건설 등이 참여한 ‘원팀’이 4월 이곳에서 테스트를 했지만 UAM 기체가 아닌 시범 제작한 시제기와 일반 헬리콥터로 진행됐다. 이 컨소시엄은 빨라야 2028년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기체로 1단계 실증에 돌입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제기나 대역기가 아니라 실제 상용화가 가능한 기체로 1단계를 완수해야 2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데 아직까지 실제 기체를 활용한 실증은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드림팀 컨소시엄의 SK텔레콤이 확보한 미국 조비에이비에이션의 도심항공교통(UAM) 기체 ‘S4’. SK텔레콤 제공
정부는 2021∼2026년 그랜드챌린지 실증 사업에 약 795억 원, 연구개발에 약 1340억 원 등 UAM 상용화에 2135억 원 이상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으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당초 구상은 1단계를 통과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올해 8월부터 인천 아라뱃길∼계양 노선에서 2단계를 시작한 뒤 △고양∼여의도 △잠실∼수서역 등에서 실증을 마칠 예정이었다. 이를 통해 2025∼2029년 초기 상용화, 2030년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했으나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UAM 개발 사업이 난항을 겪는 이유는 경기가 둔화된 상황에서 투자 비용 대비 당장의 실익이 적을뿐더러 사업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이 UAM 사업에 뛰어들면서 기체 수급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관중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기체 안전성과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 고려할 점이 많다 보니 기술 개발이 장기화되고 비용을 견디지 못해 파산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며 “관련 운용 규정이나 법규 제정이 지연되는 것도 사업이 지지부진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