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허용 이어 무기 지원 확대 러 “새로운 전쟁 단계” 확전 경고 우크라 美대사관 공습정보 직원 대피
우크라 ‘러 본토 타격한 에이태큼스’ 공개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19일 오후(현지 시간) 공개한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의 발사 장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오전 3시 반경 비공개 지역에서 국경과 약 130km 떨어진 러시아 브랸스크주 카라체프의 군사 시설을 목표로 미국이 제공한 에이태큼스 6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승인한 지 이틀 만으로, 우크라이나가 서방이 제공한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사거리 약 300km의 미국산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도록 허용한 데 이어 대인지뢰도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사용 제한 완화에 러시아가 ‘핵 교리’ 개정안을 발효시키며 핵 위협 수위를 높였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반인도적 무기로 분류되는 대인지뢰 지원 카드까지 꺼낼 만큼 임기 막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내년 1월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선을 국경으로 동결하고 휴전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비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영토 탈환전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 시간) 익명의 미 당국자 두 명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인지뢰 공급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6월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대인지뢰 사용을 전면 금지한 바 있는데 이 방침을 전격 폐지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도록 미사일 봉인을 해제한 데 이어 임기를 두 달 남긴 19일 대인지뢰 사용 봉인까지 풀어버리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쏟아내고 있다. 남은 임기 중 무기 지원이 어느 범위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실제 확전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주우크라이나 미국대사관은 “20일 대규모 공습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는 긴급 경보와 함께 대사관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20일 미국과 러시아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겪은 뒤 마련한 특별 ‘핫라인’이 현재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