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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 “尹에 대한 무례” 지적한 홍철호 정무수석, 이틀 만에 사과

입력 | 2024-11-21 09:59:00

논란 거세지자 “적절치 못한 발언” 3줄짜리 사과문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19/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무엇에 대해 사과했는지 설명해달라’고 말한 기자를 거론하며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지적한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21일 사과했다.

홍 수석은 이날 대통령실 대변인실을 통한 입장문에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 관련 답변 과정에서 정무수석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부산일보 기자와 언론 관계자에게 사과드린다”며 “정무수석으로서의 본연의 자세와 역할을 가다듬겠다”고 전했다. 논란이 거세지며 사퇴 요구까지 이어지자 이틀 만에 원론적 수준의 3줄짜리 사과문을 내놨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렸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에 부산일보 기자는 윤 대통령에 “다소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인 사과를 했다”며 “국민들이 대통령께서 무엇에 대해 사과를 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다. 보충설명을 해주실 수 있나”라고 질의했다.

이 장면은 19일 국회 운영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이 홍 수석에게 “기자가 ‘어떤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과하신 것이냐’ 하니까 (대통령이) 답변을 못했다. 무엇 때문에 사과하신 것인가”라고 물으며 다시 소환됐다. 이에 홍 수석은 질문한 기자를 거론하며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며 “대통령이 사과했는데 마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 ‘뭘 잘못했는데’ 이런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대통령실 지역기자단은 20일 “취재나 언론 활동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발언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사과와 해명, 대통령실의 책임있는 입장을 요구한다”고 했다. 한국기자협회 부산일보지회도 같은 날 “대통령실의 태도는 언론의 본질을 왜곡하고 언론을 통제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실의 독선적이고 억압적인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홍 수석의 교체를 엄중히 요구한다“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