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복귀시키면 자발적 퇴사 줄이어…환영할 조치” 머스크, 트위터 인수 때도 “주40시간 사무실 근무” 명령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 시각)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의 보카치카 해변에서 스페이스X 스타십의 여섯 번째 시험 비행을 앞두고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설명을 듣고 있다. AP 뉴시스
“연방공무원들에게 주5일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하면 자발적인 퇴사가 줄을 이을 수 있고, 이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의 공동 수장으로 발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53)와 인도계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39)가 연방정부 비효율을 덜어낼 방안으로 ‘공무원들의 재택근무 전면 해제’ 아이디어를 내놨다. 미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연방정부 전체에 걸쳐 재택근무를 종료하는 게 정부효율부의 첫 과제로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 머스크-라마스와미 “사무실 안 나오면 급여 지급 말아야”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규제 철폐, 행정 감축, 비용 절감”이 정부효율부의 세 가지 주요 개혁 과제라면서 연방정부의 힘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들은 “대부분의 정부 집행 결정이나 재량 지출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나 그의 정치적 임명을 통해서가 아닌 정부 기관 내 수백만 명의 선출되지도, 임명되지도 않은 공무원에 의해 이뤄진다. 이것은 반민주적”이라고 썼다.
두 사람은 “저희는 작은 정부를 위해 ‘트럼프 인수팀’이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 및 법률 전문가를 포함한 ‘십자군팀’을 발굴 및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 시각)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대회를 관람하고 있다. AP 뉴시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감축할 연방공무원의 수는 최소한 무효화되는 연방규제의 수에 비례해야 한다”면서 “더 적은 수의 직원이 더 적은 수의 규제을 집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기관의 권한 범위가 적절히 제한되면 더 적은 수의 규제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효율부는 헌법상 허용되고 법적으로 의무화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기관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무원 수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연방공무원들의 반발을 염두에 두고 “미국의 법은 정치보복으로 연방공무원을 해고하는 것을 금지할 뿐 특정 직원을 겨냥하지 않은 인력 감축은 허용한다”면서 “대통령에게 대규모 해고와 연방 기관의 수도 밖 이전 등의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우리가 설정한 프로젝트의 만료일인 2026년 7월 4일까지 정부효율부의 존재 필요성을 없애는 것”이라며 “건국 250주년을 맞이하는 미국에게 건국자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연방정부를 제공하는 것보다 더 좋은 생일 선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 CNN “‘재택근무 해제’ 트럼프에게 우선 권고할 듯”
정부효율부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도 CNN에 초기 연방정부 구조조정 방안에는 재택근무를 즉시 종료하고 주 5일 사무실 근무를 의무화하는 움직임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CNN은 “재택근무를 금지하고 연방정부 기관을 워싱턴DC 밖으로 이전하면 많은 연방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직장을 떠날 것이고,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공무원 숫자를 줄이고 정부 예산을 아낄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CNN은 연방 인사관리처(OPM)를 인용해 재택근무가 승인된 연방공무원은 현재 130만 명이며 이들이 업무 시간의 60%를 사무실에서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전근무일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일부 공무원들은 사무실 복귀를 삶을 뒤엎는 결정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백악관이 재택근무 중단을 강행하면 연방공무원 노조와 충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AFPI)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 뉴시스
머스크는 2022년 10월 트위터(현 X)를 인수한 뒤에도 사실상 재택근무를 금지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첫 번째 에메일에서 “트위터 앞에 놓인 길은 험난하고 성공하려면 치열한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며 “주당 최소 40시간의 사무실 근무를 하라”고 적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