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6위 롯데그룹이 최근 불거진 유동성 위기 루머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며 적극적 진화에 나섰다. 부동산·가용 예금만 71조4000억 원에 달한다며 계열사 전반 재무 안정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은 21일 설명자료를 내고 10월 기준 총 자산은 139조 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그룹 전체의 부동산 가치는 56조 원이며,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도 15조4000억 원으로 안정적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유동성 위기 루머의 계기가 됐던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에 대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과거 발행한 2조450억 원 규모 회사채에 대해 재무약정 위반 사유가 발생했다. 해당 회사채에는 원리금을 갚기 전까지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 200% 이하, 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배 이상 등 일정 재무비율을 유지하는 약정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최근 이자보상배율이 5배 아래로 떨어졌다.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최근 발행한 회사채에는 삭제된 조항이며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음주 중 사채권자 집회 소집공고를 진행하고 다음달 내 집회 개최를 통해 특약사항을 조정한다는 일정도 밝혔다. 롯데그룹은 “2018년 이후 화학산업은 신규 증설 누적에 따른 공급 과잉과 중국의 자급률 향상으로 손익이 저하됐다”며 “회사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롯데케미칼은 활용 가능한 보유 예금 2조 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 원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향후 케미칼 등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 전반에 걸친 자산 효율화 작업 및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대규모 현금 유출이 수반되는 신규 및 경상 투자는 계획을 조정할 계획이다.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 및 비핵심 사업 매각도 추진한다. 롯데그룹 측은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 청산을 결정했고 해외 자회사 지분 활용을 통한 1조3000억 원의 유동성 확보를 추진 중”이라며 “(이 중) 6600억 원은 이미 조달을 마쳤고 잔여 금액도 연내 조달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