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질의를 듣는 도중 피곤한듯 눈을 찡그리고 있다. 2024.11.19. 뉴스1
대통령실 안팎에선 홍 정무수석의 발언은 민심과 동떨어진 용산 참모들의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직언 대신 대통령 ‘심기 경호’에만 매달리다 보니 의정 갈등, 명태균 씨 의혹 대응 등 국정에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직설적인 화법과 잦은 격노 등 통치 스타일이 참모진과의 건강한 소통을 가로막는 원인이 되는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尹 ‘버럭’에 “참모들 직언 어려워”
윤 대통령과 참모진 간 소통의 문제는 최근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 관련 대응에서도 드러났다. 앞서 윤 대통령은 7일 대국민담화 겸 기자회견에서 “(명 씨로부터) 대선 당선된 이후에 연락이 왔는데 그게 뭐로 왔는지 모르겠다”며 이를 비서실에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은 참모진에게 2022년 5월 9일 명 씨와의 통화에 대해 기억나는 대로 설명했는데 이를 참모진이 누락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참모 탓으로 돌렸다는 비판과 함께 참모들도 윤 대통령 눈치를 보다 이를 공개하지 않아 거짓 해명 논란이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 명 씨 의혹 등 민감한 문제에서 참모들이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진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고 이 때문에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모들이 대통령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없는 구조가 명 씨 의혹에 대한 엇박자 해명을 낳게 됐고, 그로 인해 대응 논리가 깔끔해지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친윤(친윤석열) 성향의 여권 핵심 관계자도 “대통령과 오래 일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대통령이 막 화를 내다가도 나중에 3일 정도가 지난 후에는 아무렇지 않게 그 의견을 수용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며 “(대통령과 별 인연이 없는) 참모들 입장에서는 직언하기가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의대 증원 문제 조언했다 대통령 화내기도”
윤석열 대통령. 2024.11.10.뉴스1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화가 나면 왜 화가 나는지 더 살필 줄 알아야 되고 국민들이 노여워하면 그 노여움을 풀려고 하는 게 대통령다움”이라며 “대통령은 겸손하게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