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英스톰섀도 공격에 러 반격 대규모 핵보복 가능성 경고 나서 크렘린궁은 ICBM 발사 확인 거부
우크라이나 공군은 21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자국 남부 드니프로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 공군의 발표에 대한 확인을 거부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인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발사한 ICBM이 RS-26 루베즈라고 보도했다. RS-26 루베즈가 발사되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러시아가 21일(현지 시간) 오전 우크라이나 중남부 도시 드니프로를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이 발표했다. ICBM은 사거리가 수천 km에 달하며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는 무기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ICBM의 사상 첫 실전 투입이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다양한 유형의 미사일로 21일 오전 5∼7시 드니프로의 중요 기반시설을 공격했다”며 “특히 러시아 아스트라한 지역에서 ICBM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또 “탐보프 지역의 미그(MiG)-31K 전투기에서 Kh-47M2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이 공중 발사됐고, 볼고그라드 지역에선 투폴레프(Tu)-95MS 전략폭격기가 Kh-101 순항미사일 7발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러시아가 발사한 ICBM이 사거리 5800km 이상인 ‘RS-26 루베즈’라고 보도했다.
우크라 언론 “러 발사 ICBM 사거리 5800㎞ 핵탑재 가능”… 美-유럽까지 위협
[우크라 “러, ICBM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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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러시아가 21일 오전(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지역을 향해 전쟁 발발 뒤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이 발표하자 로이터통신은 이같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러시아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뜻으로, 전쟁을 또 한 번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 수 있는 심각한 위협으로 평가된다.
● “스톰섀도, 모스크바까지 닿을 수도”
러시아가 ICBM 카드를 검토하는 이유는 최근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19일 미국산 지대지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여섯 발을 러시아 브랸스크주에 발사한 데 이어, 20일 영국에서 지원받은 공대지 순항미사일 스톰섀도(Storm Shadow)로 북한군이 파병된 러시아 쿠르스크주를 공격했다.
영국 장거리 미사일인 스톰섀도
● “러, 서방 물러서게 할 것”
실제로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어 러시아가 느끼는 위협은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우크라이나 지원국들은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뒤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유리한 여건을 점할 수 있게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에이태큼스
다만 러시아가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ICBM인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 ABC와 NBC 등은 라오스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한 서방 당국자의 비공식 브리핑을 인용해 “러시아는 ICBM이 아닌 일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일반 탄도미사일을 쐈더라도 이 역시 서방을 향한 위협 신호로 분석된다. 이수훈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아스트라한에서 드니프로까지 비행거리는 1000km 안팎”이라며 “이번에 에이태큼스나 스톰섀도보다 사거리가 긴 무기를 사용했으니 전쟁을 고조시킨 조치”라고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