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빨리 정상간 만남 통해 관계 유지 필요 ‘12차 SMA’ 국회 비준 통해 조속히 확정해야
전쟁기념사업회(회장 백승주 전 국회의원)는 21일 오후 전쟁기념관에서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제5회 KWO나지포럼(나라를 지키는 포럼)을 열었다. 토론자로 나선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통일학연구원장), 최윤희 대한민국 해양연맹 총재(전 합창의장) 김원수 전 유엔사무차장, 신석호 동아닷컴 전무이사(동아일보 화정평과재단 연구위원)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2기의 출범을 앞두고 전세계가 떠들썩하다. 특히 주한미군 주둔비용 협상과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 대응, 미국의 관세장벽 강화 등 정치경제적인 이슈가 걸려있는 한국이 어떻게 대비해 나가며 국익을 극대화할 것인지를 두고 다양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전쟁기념사업회(회장 백승주 전 국회의원)는 21일 오후 전쟁기념관에서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제5회 KWO나지포럼(나라를 지키는 포럼)을 열고 이 문제를 집중 토론했다. 현 정부가 트럼프 차기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의 접촉 빈도를 높이고 정상간의 만남 기회를 최대한 빨리 만들어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공통 분모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주한미군 규모 축소 등 우려되는 안보 공백 가능성에 대해 선제적 공세적 기조로 대응하며 자체적인 핵 능력 확보 등 독자적 방위 태세를 구축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원장(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트럼프 당선자는 조선업 분야에서 한국의 협력을 요청했지만 아마 한국의 방위비 인상분으로 비용을 분담시킬 것”이라며 “우리의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강력하고 세심하며 노련한 스마트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7년간 북한의 핵능력도 증가했지만 미국의 글로벌 전략에서 동맹국인 한국의 전략적 가치도 높아졌다”며 “트럼프와 그의 외교안보팀에서 북한이 아닌 우리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동맹관리에 과감한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원곤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은 사실관계에 상관없이 한번 입력된 정책에 대해서는 고정 관념화하는 경향이 있어서 빠른 입력이 필요하다”며 “최단기간 내 지도자간 만남을 성사하고 상호관계를 유지할 공통 분모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교수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와 관련해 “SMA(한미방위비분담협정) 틀에서 한국이 부담할 수 있는 최대치는 현 금액의 2배 정도이므로 트럼프가 요구하는 9배 수준의 인상은 불가능하다”며 “한국은 최대한 빨리 국회 비준을 거쳐 12차 SMA를 확정해야 한다. 그래야 트럼프 행정부가 무력화를 시도하더라도 협상 측면에서 국회 비준을 받은 합의를 근거로 일정 수준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주한미군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트럼프는 미국이 동맹·우호국에 보유한 영향력을 활용해 비용과 책임을 확대하기를 원하므로 영향력 자체 소멸의 고립주의를 선택할 가능성은 제한된다”며 “다만 한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카드를 활용한 일부 조정을 통해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은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최윤희 총재는 “방위비 분담금을 일정 부분 증액에 동의하되 주한미군의 임무 역할을 ‘북한 위협 억지’를 넘어 중국 견제로 확대하고 이를 위한 능력 확충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 문제에 대해선 “중국을 견제하고 실전적 연합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 등의 미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하는 미군 주둔 가치를 부각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한 핵 능력 확보 등 독자적 방위 태세를 구축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원수 전 차장은 “트럼프 2.0에 대한 지나친 기우는 배제하고 냉정한 대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며 “국론통합에 기반한 단단하고 실용적인 자강과 열리고 포용적인 연대를 구축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강을 위해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면서 최선의 시나리오를 추구하는 기본에서 출발해야 하고 연대의 측면에서는 불확실성과 유동성에 대처하는 다양하고 중층적인 소다자주의 네트워크 구축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