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창업 생태계 허브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BEF 액셀러레이팅, BEF 중소기업 ESG 바우처 지원, BEF ESG 소셜벤처 글로벌 진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BEF(Busan ESG Fund, 부산경제활성화지원기금) 프로그램은 중소벤처기업의 ESG 경영 확산 목적으로 공공기관 9곳(기술보증기금·부산도시공사·부산항만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한국남부발전·한국예탁결제원·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해양진흥공사)이 조성한 기금으로 운영된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BEF 프로그램이 지원한 유망 ESG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식당은 소비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매장에 식재료의 원산지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식품 관련 사고는 자주 일어난다. 원산지를 허위 표기한 사례, 식재료가 소비자에게 알러지를 일으킨 사례, 가공과 생산 과정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불량 식재료가 유통돼 식중독을 일으킨 사례 등이 꾸준히 나온다.
이들 문제는 식재료의 원산지 표기, 가공·생산과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하는 것으로 상당 부분 해결 가능하다. 식재료의 정보를 최대한 많이 공개하고, 여기에 보안 기술을 더해 신뢰를 확보하는 식이다. 여기에 힘을 실을 기업이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성장 중인 ‘바다플랫폼’이다.
바다플랫폼의 세이피안 서비스 소개 사진 / 출처=바다플랫폼
바다플랫폼은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으로 문을 열었다. 부산에서 수산물 담보 대출의 디지털 전환을 도울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던 이들은 사업 방향을 바꿔, 수산물을 포함한 식재료의 정보를 블록체인 기술로 검증하고 보증하는 서비스를 기획한다.
먼저 수산물 가운데 유통량이 많은 고등어를 선택, 수입 경로와 유통 증빙 자료를 QR 코드로 간편하게 다루는 기술을 개발해 개념을 검증했다. 이후 서비스 대상을 갈치와 수산물 전반으로까지 넓히고,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보안을 강화해 인증으로 만들었다. 이름은 ‘세이피안(SAFEEAN)’이다.
바다플랫폼과 세이피안을 설명하는 안철우 대표(강연자) / 출처=바다플랫폼
바다플랫폼 세이피안은 식재료의 안전을 보증한다. 식재료의 원산지와 가공 절차, 유해 물질 함유 여부와 탄소 배출량, 알러지 정보와 유통 이력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정보를 검증하고 블록체인으로 관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식품이력추적관리에 탄소 배출량, 영양과 알러지 정보까지 담은 개념이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웹에 접속, 언제든 이들 정보를 손쉽게 파악 가능하다.
바다플랫폼을 이끄는 안철우 대표는 세이피안을 부산 지역 식당에 먼저 보급했다. 식재료가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들어진 점, 믿음직한 유통 경로를 거친 점을 검증하고 보증하는 이 서비스를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다. 덕분에 부산 시내 1만 곳이 넘는 식당이 세이피안 인증을 선택했다.
바다플랫폼 세이피안 인증을 받은 식품 / 출처=바다플랫폼
이어 바다플랫폼은 세이피안을 음식 프랜차이즈와 식품 수출입 기업에게 소개한다. 이들 기업도 식재료의 위생과 안전성을 보증하고 소비자가 안심하도록 돕는 인증인 세이피안을 주목했다. 바다플랫폼은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기업 10여 곳의 매장 240여 곳에 세이피안 시스템을 제공했다. 최근에는 대기업의 디저트 브랜드, 정부 기관인 해양수산부도 세이피안을 선택했다.
대기업 상품에 새겨진 바다플랫폼 세이피안 인증 / 출처=바다플랫폼
안철우 대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으로 사람에게 신뢰를 주는 기술을 연구 개발했다. 그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블록체인이고, 이것을 활용해 만든 신뢰의 증명이 세이피안이다. 그와 함께하는 임직원들도 ‘소비자에게 식품의 신뢰를 주자’는 가치를 공유한다.
우리나라 주요 식품 대기업과 해양수산부로의 인증 제공이라는 성과를 토대로 바다플랫폼은 2025년부터 스케일업에 나선다. 먼저 정부 기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학교 급식에 세이피안을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그러면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떤 식재료로 만든 학교 급식을 먹는지, 어떤 영양소를 얼마나 섭취하는지 손쉽게 안다. 알러지 정보도 확인해 아이들이 아플 우려도 없앤다.
대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세이피안을 알리는 바다플랫폼 / 출처=바다플랫폼
해외 진출도 준비한다. 해외 소비자들은 식재료의 안전, 특히 알러지 정보를 예민하게 살핀다. 세이피안은 식재료의 생산과 가공 유통, 영양과 알러지 정보 전반을 제시하므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바다플랫폼은 시장 규모가 큰 인도에 연구개발 센터, 미국에 마케팅 본부를 각각 세우고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다. 자연스레 북미와 유럽 등지로 세이피안 인증을 보급한다.
이 목표를 이루려면 바다플랫폼은 도전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더 넓은 시장, 다양한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세이피안이 많이 보급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식품 관련 범용 인증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안철우 대표는 공청회를 열고 더 많은 식품 기업과 기관으로 세이피안의 안전성을 전파, 활동 범위를 늘려 이 도전 과제에 임한다.
제8회 소셜벤처 혁신경영대회 스케일업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다플랫폼 / 출처=바다플랫폼
해외 진출 전략 수립과 이를 위한 투자금 유치도 바다플랫폼이 도전하는 과제다. 미국과 인도 등지에 법인을 설립할 바다플랫폼은 이 법인을 유지할 자금, 관리할 인력을 섭외해야 한다. 안철우 대표는 올해 안에 투자금의 규모와 방향성을 정하고 2025년 실행할 계획을 밝혔다.
바다플랫폼의 고민을 함께 고민하고 도우려는 기업도 속속 나온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바다플랫폼과 대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선, 오늘날의 성과를 이루도록 지원했다. 바다플랫폼은 이 경험을 토대로 다른 식품 대기업, 공공 기관과 차근차근 협업 사례를 만들었다.
학교 급식으로의 세이피안 도입의 장점을 설명하는 안철우 대표 / 출처=바다플랫폼
이어 바다플랫폼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소개한 해외 진출 프로그램을 딛고 동남아시아, 미국에 서비스를 소개했다. 덕분에 실리콘밸리의 한 투자자로부터 긍정 반응을 이끌었다. SK텔레콤의 ESG 코리아 사업에 참여한 경력을 토대로 인증 앱 PASS에 세이피안을 추가한 성과도 거뒀다. 안철우 대표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이 사업의 물꼬를 틀었다며 고맙다고 전했다.
안철우 대표는 “바다플랫폼은 모든 사람들이 안전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즐기도록, 식재료 알러지에 고생하지 않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