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21. 뉴시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위법적 문제가 아니라면 건건이 설명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밝혔지만 당내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에선 한 대표의 모친, 부인, 장인 등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 인한 여론 조작 가능성을 거론하며 “당이 정식으로 수사의뢰 하라”고 압박했다. 당 지도부에서는 “한 대표에게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가족이 했더라도 비판 글이라 문제가 안된다”며 맞섰다.
22일 친윤계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 게시판을 통해서 여론 조작이 있었느냐를 갖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해결해야 될 문제이고 끝까지 뭉개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위법적 문제가 아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해 “법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시려면 당에서 정식으로 수사 의뢰도 하라”고 말했다. 강명구 의원도 “해당 행위가 될 수 있는 말들이 있다”며 “(한 대표가) 사실관계를 알고 계시면 그냥 투명하게 얘기하면 끝날 문제”라고 했다.
다만 당 지도부에서는 “전날 대표 발언과 지도부 입장에서 바뀐 건 없다”고 했다. 경찰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것 외에 당무감사 등 추가적인 조치를 할 계획이 없다는 취지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한 대표로부터 억지로 건더기를 잡아내고 프레임을 씌우려고 하는 거 아니냐”며 “이처럼 의도가 보이는 수엔 한 대표가 대응하는 방식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설사 가족이 했더라도 익명게시판에 일반적인 비판 글을 쓰는 게 뭐가 문제냐”며 “매크로(자동반복) 프로그램 쓴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최근 당원게시판 이슈가 커지는 데 대한 우려를 전하는 측근들에게 “조금 지켜봐달라. 걱정할 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대표가 25일 이재명 1심 위증교사 선고, 28일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등 정치 상황을 고려하며 추가 입장 표명을 고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친한계 일각에서는 의혹 규명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지는 데 대한 불안감도 내비치고 있다. 한 친한계 관계자는 “빨리 입장을 내야 된다. 이대로 끌고 갈 순 없다”며 “가족이 아니면 아니라고 하고, 맞다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