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의 엑스퍼트북(ExpertBook) 시리즈는 가벼운 무게와 수준급의 성능, 그리고 높은 배터리 효율 등이 어우러진 비즈니스 노트북을 지향하는 제품군이다. 노트북으로서의 높은 기본기 외에도 디자인이나 소재, 그리고 화면 품질도 충실한 편이라 프리미엄급 제품이라는 느낌도 강했다.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P5(ASUS ExpertBook P5, P5405) / 출처=IT동아
조만간 국내 출시 예정인 엑스퍼트북 시리즈의 최신작, ‘엑스퍼트북 P5(ASUS ExpertBook P5, P5405)’는 기존 엑스퍼트북 시리즈의 장점과 더불어 ‘AI(인공지능)’라는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접목해 한층 가치가 높아졌다.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인 코어 울트라 200V 시리즈(코드명 루나레이크)를 탑재해 한층 강력한 AI 처리능력 및 높은 전력 효율까지 갖추게 된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디자인, 휴대성 모두 만족스러운 알루미늄 바디
질감이 좋은 알루미늄 바디, 1.29kg의 가벼운 무게를 갖췄다 / 출처=IT동아
이런 슬림형 노트북에 달린 키보드는 전자계산기 누르는 것처럼 ‘손 맛’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지만 엑스퍼트북 P5는 예외다. 눌리는 노트북용 키보드 치고는 깊이가 제법 깊은 편이고 반발력도 적당해서 치는 재미가 살아있다.
전원 버튼은 키보드 우측 상단에 달려 있는데, 반발력이 다른 키에 비해 훨씬 강하기 때문에 타이핑 중에 실수로 눌러 노트북 전원이 꺼지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키보드 내부에는 어두운 곳에서 유용한 백라이트(백색 LED)가 설치되어 있으며, 키보드 하단의 터치패드는 대형 노트북용 수준으로 넓어서 이용하기 편하다.
14인치급 2.5K 화면과 대형 터치패드가 눈에 띄는 제품 전면 / 출처=IT동아
화면은 14인치 크기의 광시야각 패널을 적용했다. 화면 주변의 베젤 부분이 좁아 화면크기는 14인치지만 실제 체감하는 휴대성은 13인치급 노트북에 가깝다. 일반적인 PC용 콘텐츠의 표시에 최적화된 sRGB 컬러영역을 100% 지원하며, 풀HD급 대비 2배가량 정밀한 2.5K급(2560x1600) 해상도를 표시할 수 있다. 기존의 16:9 화면비에 비해 상하로 더 넓은 16:10 화면비를 갖추고 있어 문서 작업이나 웹 서핑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다.
모니터 상단에는 풀HD급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 카메라는 IR(적외선) 기술도 갖추고 있는데, 사용자의 얼굴을 감지하는 방법으로 로그인을 할 수 있는 윈도우 헬로(Hello) 기능에도 대응한다. 그 외에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영상 해킹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카메라를 닫는 셔터도 갖추는 등, 보안 기능이 충실하다.
본체 하단 양측면의 스피커는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적용했으며 수준급의 소리를 낸다 / 출처=IT동아
그 외에 눈에 띄는 건 본체 하단에 설치된 스테레오 스피커다. 노트북 스피커 답지 않게 음량이 상당히 큰데다 고음에서, 중음, 저음으로 이어지는 표현력이 수준급이다. 소리의 입체감을 더하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기능에도 대응하는 등, 기대 이상으로 좋은 오디오 품질을 제공한다.
최신의 트렌드 적용한 측면 포트 구성
측면 포트의 구성도 충실한 편이다. 총 4개의 USB 연결이 가능한데, 2개는 범용성이 높은 타입-A 규격의 USB 3.2 Gen2(USB 3.1) 포트이며, 나머지 2개는 최근 이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타입-C 포트이며 초고속 데이터 전송(최대 40Gbps)이 가능한 썬더볼트 4 및 USB4 기술에도 대응한다. 이를 통해 외장형 그래픽카드 등의 고급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본체 양측면 포트 구성 / 출처=IT동아
특히 이 2개의 타입-C 포트는 영상 출력 기능도 품고 있어서 별도로 마련된 HDMI(2.1) 포트와 함께 활용하면 최대 3대의 외부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다. 그리고 전원 공급을 위한 USB-PD 기술도 지원하므로 여기에 전원 어댑터를 연결해 노트북의 충전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 전원 어댑터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 없이 하나의 전원 어댑터로 다양한 기기를 충전하고자 할 때도 유용하다.
본체와 함께 제공되는 65W 용량의 USB-PD 어댑터 / 출처=IT동아
AI 처리용 NPU 품은 인텔 코어 울트라 200V 시리즈 프로세서 탑재
P5405CSA 모델은 인텔 코어 울트라7 258V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 출처=IT동아
코어 울트라7 258V는 고성능 CPU와 더불어 AI 처리에 최적화된 고성능 NPU(신경망처리장치), 그리고 인텔 내장 GPU(그래픽처리장치) 중에서도 고성능 모델인 인텔 아크(Arc) 140V를 함께 품은 것이 최대 특징이다.
특히 내장된 인텔 부스트 NPU의 성능은 최대 47 TOPS(초당 47조회 연산)에 달하는데, 이는 현재 시장에 팔리고 있는 노트북용 NPU 중에서 최상위권의 AI 처리능력을 기대할 수 있는 수치다.
그 외에 32GB의 LPDDR5X 규격 램, 그리고 고속으로 데이터를 읽거나 쓸 수 있는 PCI 4.0 규격 NVMe SSD를 1TB 탑재했다. 참고로 SSD는 업그레이드가 가능하지만 램은 고정식이라 업그레이드할 수 없는 구조다. 다만, 이미 32GB의 넉넉한 램을 기본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램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은 적은 편이다.
코파일럿+ PC, AI 엑스퍼트 미트 등 다양한 AI 기능 활용 가능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P5는 고성능 NPU를 탑재한 덕분에 다양한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윈도우11 최신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생성형 AI 기반 플랫폼인 ‘코파일럿+ PC(Copilot+ PC)’에도 대응한다는 점이다. 이는 최소 40 TOPS 이상의 NPU 성능을 갖춰야 이용할 수 있다. 코파일럿+ PC의 대표적인 기능 중 하나는 리콜(Recall) 기능이다. 이는 PC를 사용하다 이전에 봤던 자료를 다시 찾는 기능이다. 마치 영상을 되감듯 이전에 작업했던 PC 화면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키워드 입력 검색도 지원한다. 작업 중에 특정 파일을 저장한 폴더를 잊어버렸거나, 이전에 읽었던 메일, 웹 문서 등을 빠르게 다시 확인하는 등 기억을 되살리고 싶을 때 유용하다.
코크리에이터 기능을 활용하면 명령어 입력으로 AI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그 외에 영상, 팟캐스트 등의 콘텐츠에 적용할 수 있는 실시간 번역 자막 기능, 그림판 등의 앱에서 명령어로 AI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편집할 수 있는 있는 ‘코크리에이터(CoCreator)’ 등의 기능도 코파일럿+ PC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코파일럿+ PC 외에 에이수스가 자사의 AI PC를 위해 제공하는 온라인 회의 앱인 ‘AI 엑스퍼트 미트(AI ExpertMeet)’도 주목할 만한 기능이다. AI를 활용해 회의 내용 녹취록 생성 및 요약, 번역 자막 표시, 노이즈 캔슬링(소음 제거)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AI 엑스퍼트 미트를 활용한 녹취록 생성 및 요약 기능 / 출처=IT동아
또한 회의 중에 표시되는 영상에 따라, 카메라가 발화자를 자동으로 따라가 확대하거나, 유출되면 곤란한 영상에 워터마크를 삽입하는 등의 다양한 AI 기반 자동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AI 엑스퍼트 미트는 아직 한국어 번역을 지원하지 않는 등, 현지화 면에서 일부 아쉬운 점이 있었다. 2024년 11월 현재는 베타버전이니 향후 업데이트를 기대해보자.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P5의 실제 성능은?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P5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간단한 테스트를 해봤다. PC의 시스템을 분석해 점수화하는 ‘PC마크(PCMark) 10’ 소프트웨어를 구동해보니 종합 점수는 6429점을 기록했다.
PC마크 10으로 측정한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P5의 성능 / 출처=IT동아
세부적으로는 애플리케이션 실행 속도나 웹 브라우징 등의 전반적인 이용 감각을 평가하는 필수(Essential) 항목은 8888점, 문서 작업을 비롯한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생산성(Productivity) 항목은 8639점, 그리고 사진 편집이나 동영상 인코딩을 비롯한 디지털 콘텐츠 창조(Digital Content Creation) 항목은 9392 점을 기록했다. 오피스 관련 소프트웨어의 구동이나 4K급 동영상 재생을 비롯한 일상적인 업무에 이용하기에는 더할 나위가 없는 수준이다. AI 가속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UL 솔루션즈(UL Solutions)의 ‘프로키온(Procyon)’ 소프트웨어를 이용했다. 이번에 테스트한 항목은 시스템의 AI 추론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AI 컴퓨터 비전 벤치마크(AI Computer Vision Benchmark)’다.
(왼쪽부터)CPU와 GPU, NPU를 이용해 구동한 프로키온 AI 컴퓨터 비전 벤치마크 결과 / 출처=IT동아
이번 테스트에서는 인텔 오픈비노(Intel OpenVINO) 모델을 활용, 코어 울트라7 258V에 탑재된 CPU와 GPU, 그리고 NPU의 AI 처리 능력을 각각 측정해 봤다. 테스트 결과, CPU 구동 시의 점수는 77점을 기록한 반면, GPU 구동 시에는 886점, NPU 구동시에는 925점을 기록했다.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P5에 탑재된 NPU는 CPU에 비하면 12배가량 AI 처리 능력이 향상되었으며, AI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여겨지던 GPU에 비해서도 더 높은 능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간단한 배터리 효율 테스트도 진행했다. 노트북 공장초기화를 한 후, 배터리가 100% 충전된 상태에서 유튜브를 연속 구동하며 배터리를 소모시키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6시간 50분 가까이 경과한 후에도 배터리가 53%나 남아있었다. 시간 관계상 더 이상은 진행하지 못했지만 이 흐름이라면 최소 14시간 가까이 유튜브 재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배터리 효율이 대단히 높은 편이다.
AI PC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노트북을 원한다면
에이수스 엑스퍼트북(ASUS ExpertBook) 시리즈는 현대 사회의 비즈니스 노트북에 필요한 대부분의 미덕을 한데 갖춘 제품이다. 수준급의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구동능력과 더불어 높은 휴대성, 그리고 긴 배터리 이용 가능 시간도 제공한다. 디자인도 이 정도면 충분히 고급스럽다. 특히 이번에 출시된 엑스퍼트북 P5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 처리능력을 대폭 보강해 제품의 활용성을 크게 높인 ‘AI PC’로 거듭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P5(ASUS ExpertBook P5, P5405
무엇보다도, 고성능 NPU를 품은 인텔 코어 울트라 200V 시리즈를 탑재하고 있어 코파일럿+ PC를 비롯한 특별한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제품과 확연히 구분되는 이 제품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당장 AI 관련 기능에 관심이 적은 사용자라도 언젠가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은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P5는 이에 대비한 선택지 중 하나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